매출액 전분기 대비 20% 감소…"2분기 정제마진 점진 회복 전망"

에쓰오일(S-OIL)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유가 폭락 등의 영향으로 1분기에 1조원대 적자를 기록했다.

분기 기준 창사 이래 최대 적자다.

이전 기록인 2018년 4분기 적자(3천335억원)와 비교하면 3배 이상 커졌다.

에쓰오일은 1분기 영업손실이 1조73억원으로 지난해 동기(2천704억원)와 비교해 적자 전환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27일 공시했다.

이번 영업손실은 연합인포맥스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 6천430억원을 56.7% 상회했다.

매출은 5조1천984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4.2% 감소했고, 전분기 대비 19.7% 감소했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유가 하락에 따른 대규모 재고 관련 손실과 코로나19의 전 세계적 확산에 따른 정제 마진 약세의 영향으로 적자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에쓰오일 1분기 적자 1조원…코로나19에 '창사 이래 최악'
부문별로는 정유 부문 적자가 1조1천900억원으로 작년 4분기와 비교해 적자가 10배 이상 불어났다.

운송용 제품을 중심으로 수요가 급감하면서 정제마진이 낮은 수준을 유지했고 유가 하락에 따른 재고 관련 손실도 겹쳤다고 회사는 밝혔다.

석유화학 부문은 유가 하락에 따른 원재료 가격 하락으로 스프레드(제품과 원료의 가격 차)가 소폭 상승해 665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윤활기유 부문도 스프레드 상승으로 영업이익 1천162억원을 기록했다.

에쓰오일은 2분기 정유사들의 대규모 가동률 조정과 정기보수로 정제마진이 점진적으로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

회사 관계자는 "파라자일렌 스프레드는 원료 가격 하락과 역내 주요 설비 정기보수로 다소 개선될 전망"이라며 "폴리프로필렌 스프레드는 코로나19 관련 의료용품 수요 증가로 개선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에쓰오일은 2∼3분기 상압증류설비(CDU), 중질유 접촉분해설비(RFCC), 폴리프로필렌(PP)/산화프로필렌(PO) 설비 등의 일부 공정을 대상으로 일정 기간씩 정기보수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날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에쓰오일 측은 "예정된 정기보수 이외에 마진율 하락으로 인한 가동률 조정은 아직 계획된 바 없다"고 밝혔다.

회사에 따르면 석유화학 2단계 프로젝트도 예정대로 내년 초 또는 내년 하반기께 재무구조 개선 수준을 고려해 의사결정을 내릴 계획이다.

다만 "올해 증설 예정 설비는 램프업(생산량 증대)을 천천히 진행할 것 같다"면서 "내년 증설 계획도 일부 연기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이후 수요가 탄력적으로 늘어날 수 있는 제품으로는 항공유, 휘발유 등 운송용 제품을 꼽았다.

특히 디젤의 경우 재고 수준이 낮아 수요 반등 효과가 빠르고 강하게 나타날 것으로 전망됐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5∼6월 마진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며 "2분기 실적을 예단하기 힘들어도 1분기에 비해 손익분기점 수준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 밖에 지난 2014년 유가 급락 당시와 비교해 적자 폭이 크게 확대된 이유로 "2014년에는 스프레드가 지금보다 훨씬 괜찮았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