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보증기금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창업·벤처기업들을 평가하는 시스템을 올 하반기부터 적용하기로 했다. 기보가 축적한 30만건의 기업 데이터는 은행, 벤처캐피탈(VC) 등과 공유돼 기술 담보 대출이 활성화될 전망이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정윤모 기보 이사장은 27일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이같은 내용이 담긴 ‘4대 스마트화 과제’를 발표했다. 중기부와 기보는 특허의 가치를 AI가 금액으로 산출해주는 특허자동평가시스템(KPAS I, II)을 전면 도입해 시행하기로 했다. 보통 3~4명의 전문가가 투입돼 일주일씩 걸리던 중소기업 보증을 위한 기술평가 업무 소요 시간이 1분으로 대폭 줄어들 게 된 것이다.

이 시스템을 사용하면 클릭 한번 만으로 특허의 가치, 경제적 수명, 예상 매출 등이 자동 산출된다. 기보가 30년간 축적한 30만여개의 평가데이터를 활용해 기업의 평가등급을 자동 산출하는 ‘KIBOT’도 하반기 도입될 계획이다. 기보 내부에서만 활용되던 30만여개의 데이터는 이번에 은행, VC 등과도 공유될 예정이다. 이와 관련 정부는 다음달 중 은행과 협약식을 가질 계획이다.

박영선 중기부 장관은 “기업의 씨앗이 될 기술을 AI를 통해 평가하는 시스템을 구축한 사례는 전 세계적으로도 우리나라 기보가 처음일 것”이라며 “기보의 데이터가 금융권에 공유되면서 기존 담보 중심의 은행 대출이 바꾸어 기술 담보 대출도 활성화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기부와 기보는 창업 후 7년 이내인 창업기업, 벤처기업에 대해 이날부터 5000만원에서 최대 3억원까지 총 4000억원 규모로 ‘코로나 특례 보증’을 지원한다. 특히 기업은행 및 신한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는 경우 대출심사는 ‘온라인·무방문’으로 진행할 수 있다. 중기부는 코로나 사태에 따른 전자약정체계 구축을 서둘러 창업,벤처기업에 대해선 앞으로는 온라인 방식으로 대출을 일원화할 예정이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