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병상 많이 비워놨다…새 환자 들어오더라도 치료할 능력 갖춰"

“저희가 병상을 많이 비워놨습니다. 새로운 환자가 들어오더라도 치료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사진)은 24일 “산은의 기업 구조조정 역량이 충분하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책을 정상적으로 진행하는 데 부족함이 없냐는 우려가 나올까봐 선수를 치며 내놓은 말이다.

이 회장은 이날 대형 항공사에 2조9000억원의 자금 지원을 발표하는 기자간담회에 나와 “금호타이어 한국GM 현대상선 한진중공업 등의 구조조정이 완료됐고 대부분 안정화 단계에 와 있다”며 “구조조정의 필요성이 생기더라도 차질 없이 처리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다만 “지금의 자금 지원 가운데 70~80%는 일시적 유동성 위기를 겪는 기간산업을 도와주는 것이 주력”이라며 “구조조정의 필요성은 극히 일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4차 산업혁명을 계기로 한국 기업들이 국제 무대에 설 수 있도록 적극 돕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얘기할 수는 없지만 여러 대기업이 해외의 기술력 있는 기업을 인수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며 “인수금융을 차질 없이 지원해서 혁신기업과 대기업이 동시에 4차 산업혁명의 선두에 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회장은 산은 못지않게 이해당사자들의 ‘협력’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노조와 대주주, 채권은행, 투자자 등이 고통 분담에 동참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 회장은 “코로나19 위기 극복과정에서 서로 이해가 엇갈릴 수 있다”며 “각자 눈앞의 이익에 어두워 자기 이해만 앞세우면 더 나쁜 결과를 얻는 ‘죄수의 딜레마’ 게임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모두가 고통, 책임, 비용을 분담할 때 총체적 비용이 최소화되고 효과는 극대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달 “한국은행의 현실 인식이 안이하다”고 비판했던 이 회장은 이날 한은을 치켜세웠다. 그는 “20조원 규모의 회사채·기업어음(CP) 매입 프로그램에 한은이 참여하기로 결정해준 데 대해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박종서/임현우 기자 cosm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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