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간산업 지원방식 놓고 논란

지원금 통해 최대 20% 취득
'의결권 행사 안해' 명시했지만…
정부가 항공업 등 7대 기간산업에 지원하는 방식을 놓고 항공업계에선 향후 경영권이 위협받을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정부는 산업은행에 설치해 운영할 40조원 규모의 ‘기간산업안정기금’을 통해 기업들을 지원하기로 했다. 그러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종식된 이후 기금 지원을 받은 기업의 경영이 정상화하면 이익을 공유할 장치도 마련했다. 지원하는 금액의 15~20%를 전환사채(CB: 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채권) 등으로 투입해 향후 정상화 이후 주가 상승에 따른 수익을 얻겠다는 것이다.

항공업계는 기간산업안정기금 조성을 위해 국회에서 발의된 ‘산업은행법 개정안’ 논의 과정에서 이런 우려가 불식되길 기대하고 있다. 이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23일 발의한 산업은행법 개정안에 따르면 정부는 항공사 등 기간산업 지원의 형태를 전환사채,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 주식연계증권에 지원금의 20%까지 사용할 수 있다고 돼 있다. 현재 저비용항공사(LCC)들의 주가는 코로나19 여파로 급락한 만큼 지원금의 20%를 나중에 주식으로 전환할 경우 경영권을 위협할 수 있다는 게 항공사들의 주장이다.

정부는 사채를 주식으로 전환해도 이에 대한 의결권을 행사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의원의 산은법 개정안에도 ‘의결권을 행사하지 아니한다’고 규정돼 있다. 문제는 정부가 주식을 향후 매각하면서 기금 회수에 나설 때다. 정부는 항공업 등 기간산업이 안정되면 주식을 팔고 기간산업안정기금을 회수한다고 밝혔다.

LCC의 한 임원은 “현재 주가를 고려하면 출자전환 등을 통해 정부의 지분율이 20~30%에 이를 수도 있다”며 “특정 기업에 이 정도 지분을 정부가 매각할 경우 단숨에 2대 주주가 된다”고 말했다. 정부가 의결권을 행사하지 않더라도 매각 대상자를 선택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항공사들은 정부의 눈치를 봐야 할 수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미국 정부는 자국 항공업계에 250억달러를 지원하기로 하면서 주식 출자에 대한 부분은 지원금의 3%로 제한했다”며 “개정안이 발의돼 국회로 넘어간 만큼 정부의 출자 방식이나 향후 주식 매각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업계의 우려를 충분히 고려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