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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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달러 강세 시대다.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안전자산인 달러에 투자자들이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은행 증권 보험 등 금융사별로 달러 관련 상품이 많지만 현 상황에서는 달러 상장지수펀드(ETF)에 주목해야 한다는 권고다.

◆ 위기에 빛나는 달러

24일 오전 10시8분(한국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주요 6개국 통화(유로·엔·파운드·캐나다 달러·스웨덴 크로나·스위스 프랑) 대비 달러화의 가치를 뜻하는 '달러 인덱스'는 전날보다 0.04% 상승한 100.43을 기록 중이다.

달러 인덱스는 미중 1단계 무엽협상 타결 등에 힘입어 올 1~2월에는 100을 밑돌았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가 전환점이 됐다. 연저점을 기록했던 지난달 9일(94.89) 이후 열흘 만인 20일 달러 인덱스는 102.81까지 치솟았다. 코로나19로 경기 침체 우려가 확대돼서다.

투자자들은 위험자산은 두말할 것 없고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金)까지 시장에 팔아 현금 확보에 나섰다. 가장 안전한 자산인 달러를 확보하기 위해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시장에서는 유통되는 달러가 부족해지는 현상이 빚어지기도 했다.

달러 가치가 오르자 원화 가치는 곤두박질쳤다. 지난 2월 중순까지만 해도 원·달러 환율은 1200원 밑에서 머물렀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되면서 심리적 저항선인 1250원을 가뿐히 넘었다. 급기야 지난달 19일에는 1285.7원까지 치솟으면서 1300원선을 넘봤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코로나19, 국제유가 급락 등 금융시장 불안으로 달러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라며 "향후 코로나 사태가 종식돼도 미국에서 경기 반등이 먼저 시작될 가능성이 높아 달러 강세는 당분간 지지될 가능성이 높다"라고 말했다.

◆ '달러 예금'보다는 '달러 ETF'가 낫다

환테크에 관심이 높은 투자자들은 달러 ETF에 주목해야 한다는 주문이 나온다. ETF는 특정 지수의 변동에 따라 가격이 오르내리는 상품이다. 한 방향에만 투자하는 예금과 달리 양방향(상승·하락)에 투자가 가능하다. 달러 가치 상승이 예상되면 달러 ETF나 레버리지 ETF를, 반대로 가치 하락이 예상되면 달러 인버스(역방향) ETF를 매수하면 된다.

김훈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달러가 상당히 오른 상황에서 예금 같이 한 방향에만 투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며 "양방향에 모두 투자가 가능하고 주식처럼 쉽게 사고 팔 수 있는, 은행 상품 대비 환차손이 적은 달러 ETF에 주목할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주요 달러 ETF는 'KODEX 미국달러선물' 'KOSEF 미국달러선물레버리지' 'TIGER 미국달러선물인버스2X' 등이 있다.

달러 예금상품에 대한 목돈 투자는 경계하라는 권고다. 은행에서 판매하는 달러 관련 상품은 예금, 적금 등이다. 달러가 약세일 때 원화를 달러로 환전해 통장에 넣어두고, 달러가 강세를 보여 원화가 치솟으면 미리 바꿔놨던 달러를 원화로 다시 바꿔 차익을 낸다.

SC제일은행의 한 PB는 "달러가 많이 오른 상황이기 때문에 목돈을 투자하기에는 적절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다만 분할매수 관점에서 적금 등은 나쁘지 않다"고 했다.

이송렬/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