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비 60% 대출로 충당해야
노동계 몽니에 사업 불확실성↑
금융권 자금 투입에 회의적
토지 구입과 공장 건설, 생산 설비 구축에 들어가는 투자비 조달도 ‘광주형 일자리’가 넘어야 할 산이다. 광주형 일자리 법인인 광주글로벌모터스는 총 37개 투자자로 구성됐다. 광주시가 483억원(지분율 21%)을 출자해 1대 주주 지위를 갖고 있다. 이어 437억원을 출자한 현대자동차가 2대 주주(19%)다. 총사업비 5754억원 중 자기자본금 2300억원을 제외한 나머지 60%(3454억원)를 금융권에서 빌리는 사업계획을 짰다.

업계에선 지난해 12월 기공식을 하고 공장 건설(공정률 8.1%)을 진행 중인 광주글로벌모터스가 이르면 올해 하반기 중 보유한 자금을 모두 소진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의 광주형 일자리 협약 파기 등 노동계의 ‘몽니’ 탓에 사업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금융권도 자금 대출에 회의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다. 광주글로벌모터스 주주로 참여한 산업은행과 광주은행을 중심으로 대출이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많았지만 아직까지 별다른 움직임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가 투자비 확보에 실패하면 자금 부족으로 공장 건설도 중단될 수밖에 없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기존 산업 지원도 빠듯한데 성공 가능성을 확신하기 어려운 광주형 일자리 사업에 신규 대출을 결정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정유와 항공, 자동차 부품 등 국내 기간산업이 유동성 위기에 빠졌다는 점도 변수다.

금융권 일각에선 지역 국회의원 등 정치권이 중재를 이유로 광주형 일자리 사업에 개입하고 있는 데 대해서도 우려 섞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적정 임금 수준이라는 당초 목표가 흔들릴 경우 사업성이 훼손되는데도 정치 논리에 휩쓸려 부실 대출이 이뤄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광주형 일자리를 통해 만들기로 한 배기량 1000㏄ 이하의 경차 시장이 쪼그라들고 있는 점도 사업의 안정성을 가늠하기 어려운 변수로 꼽힌다. 지난해 국내 경차 판매량은 11만5859대로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이전 역대 최대치였던 2012년(20만2844대)과 비교해 반토막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저유가 여파로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중대형차 위주로 재편되고 있어 수출 전망도 어둡다”며 “공익형 일자리 사업이라고 하더라도 시장경쟁력을 무시해서는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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