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원유 수요 감소 우려로 20일 장중 한때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기준으로 배럴당 15달러 밑으로 하락하면서 약 21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뉴욕상업거래소에서 WTI 5월물 가격은 이날 오전(이하 한국시간) 약세를 이어가다 10시 9분께 배럴당 14.47달러까지 내렸다.

이는 1999년 3월 이후 21년여 만의 최저 수준이다.

WTI 5월물은 이어 배럴당 16달러 선으로 올라서며 반등을 시도했으나 다시 하강 곡선을 그려 오후 3시 40분 현재는 14.80달러에 가격이 형성됐다.

브렌트유 6월물은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이날 오전 10시 7분께 25.5% 내린 배럴당 26.91달러에 거래됐으며 오후에도 28달러를 밑돌았다.

싱가포르 에너지 정보업체인 반다인사이트 관계자는 "현 유가를 보면 최근 원유 감산 합의는 일시적 효과를 냈을 뿐"이라며 상황 변화가 없는 한 "유가가 현 수준을 맴돌거나 더 낮아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앞서 OPEC+(OPEC과 10개 주요 산유국의 연대체)는 지난 12일 화상회의를 열어 5∼6월 두 달 간 하루 970만 배럴의 원유(가스콘덴세이트 제외)를 감산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로 감소할 원유 수요량이 하루 3천만 배럴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등 이번 OPEC+의 감산이 원유 공급 과잉을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시장에서 확산되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유조선에 실린 채 바다 위에 떠 있는 재고분만 1억6천만 배럴로 추정된다고 이날 전했다.

이런 공급 과잉 문제에다가 WTI 5월물 계약이 오는 21일로 종료되고 6월물 계약이 시작되는 상황도 가격 하락을 부추긴 것으로 지적된다.

한편 핵발전 연료로 쓰이는 우라늄 가격은 원유와는 달리 올해 강세를 보이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지난 17일 현재 뉴욕상업거래소의 우라늄 선물 가격은 파운드당 32.5달러로, 연초의 24.9달러보다 31%가량 상승했다.

코로나19에 따른 채굴 중단 등으로 공급량은 줄어든 가운데 원자력 발전 수요는 유지되는 데 따른 것이라고 이 매체는 설명했다.

WTI 유가 배럴당 15달러도 붕괴…21년 만의 최저(종합)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