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큐셀 충북 진천공장 모습.  한화그룹 제공
한화큐셀 충북 진천공장 모습. 한화그룹 제공
한화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경영환경 불확실성이 그 어느 때보다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처하기 위해 그룹 내 핵심 사업 역량을 키우고, 조직 문화를 유연하게 바꾸고 있다.

지난 1월 석유화학, 태양광, 첨단소재 사업부문을 통합해 새로 출범한 한화솔루션이 대표적이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장남인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사장이 한화솔루션의 전략부문장을 맡았다. 전략부문은 회사의 주요 사업의 큰 방향과 미래 먹거리 투자를 결정한다. 김 부사장은 이곳에서 신시장을 개척해 성장동력을 발굴하고, 업무 성과를 높일 수 있는 기업문화 혁신 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다. 한화솔루션은 2025년까지 매출 18조원, 영업이익 1조60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주요 계열사는 새로운 사업을 개척하고, 연구개발(R&D)을 통해 미래 성장동력을 발굴하고 있다. 한화솔루션은 친환경 가소제, 수소 첨가 석유수지 등 수익성이 좋은 고부가 특화 제품을 개발해 체질 개선에 주력하고 있다.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산학 협력에도 나섰다. 케미칼부문은 KAIST와 ‘미래기술연구소’, 서울대와 ‘신기술연구소’, 연세대와 ‘혁신기술연구소’를 설립해 석유화학부문에서 다양한 연구 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첨단소재부문은 2018년 성균관대와 함께 고기능성 소재 연구개발 및 공동연구소를 설립해 자동차용 경량복합소재를 넘어 새로운 성장동력인 항공기용 고기능성 복합소재 연구개발 역량을 확보하고 있다. 한화솔루션 큐셀부문은 차세대 태양광 분야 인력 육성을 위해 서울대, 고려대, 성균관대와 산학협력을 하고 있다. 고려대 대학원에는 태양광 관련 학과를 개설했다.

(주)한화는 무기체계 첨단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주)한화 종합연구소는 국내 방산기업으로는 최고 수준인 85%가량의 석박사급 인력 비율을 유지하고 있다. 2017년에는 연구개발 역량평가의 국제적 기준인 CMMI 인증에서 최고 단계인 레벨 5를 획득하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방위사업청의 레이저 대공무기 체계 개발 사업을 수주했다. 국방과학연구소 주관으로 시제품을 개발 중이며, 2023년까지 개발을 완료하고 후속 사업 수주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광산 채굴(마이닝) 시장에 뛰어들어 화약과 뇌관 수출을 늘리기 위해 호주 서부에 연간 5만t 규모의 산업용 화약 생산설비도 건설하고 있다.

한화시스템은 시스템과 방산부문 합병으로 시너지를 내고 있다. 군사정보통합처리체계와 다출처영상융합체계 등 국방 시스템통합(SI)사업 분야에서 대규모 수주를 달성했다. 첨단 기술을 바탕으로 한 신사업 기회도 지속적으로 창출하고 있다. 지난해 말 미국 에어택시 업체인 오버에어에 2500만달러(약 300억원)를 투자했다. 이를 통해 오버에어의 개인항공기(PAV) 개발에 참여했다.

한화생명은 최근 업계 최초로 보험금 지급 심사에 인공지능(AI) 시스템을 도입했다. 실시간으로 AI가 보험금 지급, 불가, 조사 등의 의사결정을 내리게 되며, 향후 5년간 100억원 이상의 비용 절감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한화생명 한화투자증권 등 한화 금융 계열사는 애자일 조직 도입에 따른 후속 조치로 새로운 성과관리체계인 ‘OKR’을 순차적으로 도입한다. 연간 단위, 조직 중심의 성과관리체계인 핵심성과지표(KPI) 대신 구글 페이스북 등 디지털 기업의 단기·프로젝트 중심 성과체계인 OKR 도입으로 새로운 환경에 유연하게 대응해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