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성혁 해수부 장관 "중소 해운사 돕겠다…HMM 정상화 총력"
“1년 전 취임할 때 해양수산인들을 더 잘살게 해드리겠다고 했는데, 코로나19로 업계가 되레 어려워졌습니다. 앞서 발표한 해양·수산분야 지원 대책을 꼼꼼히 살펴보고 신속히 추가 대책도 마련하겠습니다.”

지난 3일 취임 1주년을 맞은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사진)의 인터뷰 답변 곳곳에는 안타까움이 묻어났다. 지난 1년간 HMM(현대상선)의 해운동맹 가입과 총허용어획량(TAC) 제도 정착 등 까다로운 현안을 성공적으로 풀어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업계를 덮치면서 이런 노력도 무색해졌다.

하지만 그는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다”고 장담했다. 국내 해운사들의 조직 개편과 운항 노선 조정 등 경영 효율화와 ‘드라이브 스루 활어회’ 도입 등 해운·수산분야에서 새로운 혁신의 싹이 튼 것을 근거로 들었다. 정부가 적절히 유동성만 공급한다면 위기가 지나간 뒤에는 해양수산업계가 더 튼튼해질 수 있다는 복안이다. ‘장관 2년차’를 맞은 문 장관과의 인터뷰는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에 따라 19일 서면으로 진행됐다.

“코로나19로 해운업 타격”

문 장관은 중소 해운사 지원의 필요성부터 강조했다. 그는 “항공업 못지않게 중소 해운사도 심각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다”며 “수출입 화물 대부분이 바다를 통해 오가는 걸 감안하면 추가 지원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추가 대책을 마련해 기획재정부와 협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해수부는 지난 2월부터 이달 초까지 연안 선사에 대한 300억원 규모의 긴급경영자금 대출 등 총 3865억원 규모의 해운산업 지원 대책을 발표했다.

대형 해운사는 2018년부터 ‘해운재건 5개년 계획’을 착실히 실행에 옮긴 덕에 타격이 덜하다는 게 문 장관의 판단이다. 그는 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올해 초 공언했던 ‘HMM 흑자전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올해 2만4000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분)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12척을 유럽 항로에 투입하고, 세계 3대 해운 동맹 중 하나인 디얼라이언스에 합류하면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게 됐다는 설명이다.

문 장관은 “코로나19로 세계 물동량이 감소하는 등 업황이 악화되고 있지만 HMM도 운항 노선 합리화, 영업 방식 다변화로 비용을 절감하고 영업 체질을 개선해 나가고 있다”며 “정부도 HMM이 흑자 전환하는 확실한 변화를 달성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수산분야 대책 마련·혁신에도 박차”

문 장관은 코로나19로 수산물 소비가 급감해 타격을 받은 수산업계 지원책도 밝혔다. 다음달 해수부와 대형마트, 생산자가 함께 할인전을 여는 등 판로를 뚫어주는 방식이다. 문 장관은 “지난달 노량진수산시장에 도입해 완판 행진을 이어갔던 ‘드라이브 스루’ 방식의 활어회 판매를 오는 24일부터 전국으로 확대 운영하겠다”며 “코로나19를 계기로 시도한 수산물 판매 혁신을 앞으로도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정부가 시도하지 못한 수산물 생산 분야 문제점도 확 뜯어고칠 계획이다. 연어나 참다랑어는 국내 수요가 많고 부가가치가 높은 어종이지만, 공급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한다. 두 어종을 양식하려면 노하우와 자본이 필요한데 이를 갖고 있는 대기업이 양식업에 진출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문 장관은 “공식적으로 양식업 진출 의사를 밝히는 대기업에는 원활한 생산과 판로 개척을 지원할 방침”이라며 “소비자들이 저렴한 국내산 연어나 참다랑어를 구입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그간 수산업계에서 문제를 제기해온 낚시꾼들의 남획도 일정 부분 제한해 나가겠다고 했다. 문 장관은 “낚시꾼들이 주꾸미 등 어종을 남획하고 쓰레기를 투기하면서 수산 자원이 감소하고 있다”며 “올해부터 통계청과 함께 낚시 어선 어획량에 대한 통계 기반을 구축하는 등 적절한 제한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