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자연합 42.75%…조 회장 41.3%
3자연합 "이르면 7월 임시주총"
대한항공 날개 묶인 틈타…3자연합 '한진칼 지분' 조원태 추월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이 2라운드를 예고하고 있다. 조원태 회장(사진) 측의 우호세력으로 분류됐던 카카오가 지분을 정리하고 나간 반면 이에 맞서는 3자연합이 지난달 주주총회 이후 한진칼 주식을 장내에서 사들이면서 양측의 지분율이 역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에선 대한항공의 경영 환경이 어려운 틈을 타 KCGI(강성부펀드)·반도건설·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등으로 구성된 3자연합이 공격을 개시한 것으로 보고 있다.
대한항공 날개 묶인 틈타…3자연합 '한진칼 지분' 조원태 추월

3자연합 지분율, 조원태 회장 앞서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KCGI는 지난달 27일 한진그룹의 지주회사인 한진칼 정기 주총에서 그룹 경영권 인수를 위한 표대결에서 완패한 뒤 여덟 차례에 걸쳐 한진칼 주식을 장내에서 사들였다. 이에 따라 3자연합의 지분율은 주총 당시 42.13%에서 42.75%로 높아졌다. 지난 주총에서 인정된 3자연합의 지분율은 31.98%였다.

반면 카카오는 한진칼 주총을 전후로 보유하고 있던 2%의 지분을 대부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조 회장 측의 우호지분율은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을 비롯해 조현민 한진칼 전무, 특수관계인, 델타항공, 대한항공 사우회, GS칼텍스 등이 보유한 41.3%로 낮아졌다.

3자연합은 한진칼 주식을 수시로 사들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7일 한진칼 주가는 28.82% 급등한 10만9500원으로 마감하며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한진칼의 유통주식 수가 많지 않아 양측 중 어느 쪽이라도 매수 주문을 하면 주가가 급등하는 양상”이라며 “3자연합 쪽에서 계속해서 주식을 사들이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실제 KCGI 산하 투자목적회사인 엔케이앤코홀딩스는 17일 (주)한진 주식 23만4923주를 장내 매도했다. 금액으로는 107억원 규모다. 시장에선 KCGI가 한진칼 주식을 매입하기 위해 (주)한진 주식을 판 것으로 보고 있다. KCGI는 지난달에도 (주)한진 지분 중 절반가량(5%)을 151억7400만원에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매각해 이 자금으로 한진칼 주식을 0.61% 매입한 바 있다.

3자연합은 지난달 한진칼 주총에서 패배한 결정적 요인이 지분 부족에 있다고 보고 있다. 조 회장 측이 제안한 이사 선임 등의 안건은 다 통과된 반면 3자연합이 제안한 안건은 표대결에서 모두 거부됐다. 3자연합은 주총에서 진 뒤 “향후 45% 지분 확보”를 목표로 삼은 것으로 전해졌다.

임시 주총 시기 앞당겨지나

3자연합이 주식을 사모으는 첫 번째 목적은 임시 주총을 열기 위해서다. 현행 상법은 이사의 중도 해임을 주총에서 3분의 2 찬성을 얻어야 하는 특별결의 사항으로 규정하고 있다. 자체적으로 45%의 지분을 확보한 뒤 타임폴리오자산운용 등 우호 기관투자가와 소액주주들의 표를 받아내자는 전략이다.

임시 주총은 당초 올가을로 예상됐으나 오는 7~8월로 앞당겨질 가능성도 있다. 3자연합이 임시 주총 개최를 요구해도 조 회장이 받아들이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주주연합은 소송을 걸 수 있고, 법원은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45일 내에 임시 주총을 승인해야 한다.

문제는 3자연합과 조 회장 측 모두 주식을 대규모로 사들일 ‘실탄’이 충분치 않다는 것이다. 3자연합에서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한 KCGI는 대출이 많고, 조 전 부사장은 상속세 등의 이슈가 있다. 이에 따라 반도건설이 나설 것으로 예상되지만 반도건설은 아직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조 회장 측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대한항공을 살리는 게 급하다. 게다가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지난 6일 “항공산업의 구조적 특성상 부채비율이 높아 금융 지원과 함께 자본확충, 경영개선 등 종합적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밝혀 조 회장의 사재 출연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가장 든든한 우호세력인 델타항공이 미국 정부의 지원을 받는 조건으로 한진칼 주식을 매각할 것이란 얘기도 시장에 돌고 있다.

김재후/이선아 기자 h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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