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출점 규제

온라인으로 주도권 옮겨가는데
오프라인 매장만 규제 받아
매장 폐점, 일자리축소로 이어져
4·15 총선이 여권의 압승으로 끝나자 유통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민주당의 비례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이 공동 정책 공약 1호로 발표한 ‘복합 쇼핑몰의 출점·영업 제한’ 법안을 밀어붙일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슈퍼 여당 '1호 공약'에 긴장하는 롯데·신세계

이 공약은 도시계획 단계부터 신세계의 스타필드, 롯데쇼핑의 롯데몰 등과 같은 대형 복합쇼핑몰의 입지를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대형마트를 대상으로 시행 중인 영업시간 제한과 의무휴업을 복합쇼핑몰로 확대하는 영업규제가 포함돼 있다. 이런 공약이 현실화되면 사실상 신규 출점이 어려워지고, 기존 쇼핑몰의 영업도 타격을 받게 될 것으로 유통업계는 우려한다.

소상공인과 영세 자영업자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는 여당의 주장과 달리 정작 복합쇼핑몰에 입점한 중소기업과 상인들은 역차별을 받을 수밖에 없다. 복합쇼핑몰에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운영하는 매장은 전체의 70%를 웃돈다.

두 정당의 공약은 유통시장의 주도권이 백화점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넘어가고 있는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국내 대표 온라인 쇼핑몰인 쿠팡의 지난해 매출은 7조1530억원으로 6조3306억원에 그친 롯데마트(롯데쇼핑 할인점 부문)를 추월했다.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롯데쇼핑은 매장 200개를 없애는 등 고강도 구조조정을 예고한 상태다.

매장 폐점은 일자리 축소로 직결된다. 대형마트 1개 점포에 직접 고용 인원은 200명, 판촉사원 등 협력업체 직원까지 합하면 약 500명이 일한다. 오프라인 매장 200개가 문을 닫으면 최대 10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지는 셈이다.

2012년 도입된 마트 의무휴업 규제는 소상공인을 보호하기보다 식자재 마트(대형 슈퍼마켓)의 덩치만 키웠다는 지적도 나온다. 아무런 규제를 받지 않는 이들 대형 슈퍼마켓이 오히려 골목상권을 장악했다는 것이다.

대한상공회의소가 통계청의 ‘소매업태별 소매판매액 비중’을 분석한 결과 2012년엔 대형마트(25.7%)가 소매판매액 비중에서 전통시장(11.5%)을 크게 앞섰지만 2017년엔 대형마트(15.7%)와 전통시장(10.5%)의 차이가 줄었다. 이 기간 온라인(20.5%→28.5%)과 슈퍼마켓(19.5%→21.2%)은 오히려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