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동향 4월호 "주요국 확산에 부정적 영향 점차 심화할 것"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속에 한국의 경기 위축이 심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KDI "韓 코로나19로 경기위축 심화…고용시장도 위축"
KDI는 16일 발간한 'KDI 경제동향 4월호'에서 "2월 전산업생산이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감소한 가운데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고용시장도 위축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KDI는 올해 1월과 2월호에는 경기 부진이 완화하고 있다고 봤지만,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하자 지난달부터 이러한 표현을 삭제하고 경제 심리 악화로 내수가 위축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제조업과 서비스업 모두 부진한 모습을 보인다고 봤다.

2월 전산업생산은 전월 대비 3.5% 감소했다.

특히 서비스업 생산은 3.5% 줄어들면서 2000년 통계 작성 이래 최대폭 감소를 기록했다.

이는 숙박·음식점업, 예술·스포츠·여가 서비스업 등 대면 접촉이 많은 업종이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입국 금지 조치 확대 속에 3월 인천공항 여객이 1년 전보다 89.6% 급감했고, 3월 제주도 관광객 수도 같은 내국인의 경우 53.5%, 외국인은 97.3% 줄어들었다.

광공업생산은 3.8% 감소했다.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70.7%로, 2009년 3월(69.9%) 이후 10년 11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KDI는 "서비스업은 대면접촉이 많은 관광·여행업을 중심으로 생산과 취업자 수가 큰 폭으로 감소했다"면서 "제조업은 중국산 자동차 부품의 수급 차질 등으로 생산이 감소하고 가동률도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소비도 빠르게 위축되는 모습이다.

2월 소매판매액은 전년 동월 대비 2.3% 감소했다.

외국인 관광객 감소와 사회적 거리 두기의 영향으로 면세점 판매액과 백화점 판매액이 많이 감소했다고 KDI는 설명했다.

설비투자의 경우 반도체를 중심으로 부진이 완화됐지만, 코로나19로 제약을 받을 전망이다.

건설투자의 경우 건축 부문은 여전히 위축됐지만, 토목 부문에서 양호한 흐름이 이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2월 건설기성(불변)은 전년 동월 대비 5.6% 증가했고, 건설수주(경상)도 28.5% 늘었다.

수출의 경우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퍼지면서 향후 제약 요인이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KDI는 "3월 중 코로나19가 전 세계 주요국으로 확산하면서 부정적 영향이 점차 심화할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미국·유럽의 생산 차질과 사회적 거리 두기로 대외수요가 위축될 전망이며 글로벌 공급망 교란으로 인한 생산 감소가 재발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불확실성이 짙어지고 경기를 둘러싼 기대가 악화하면서 생산자와 소비자 심리지표가 모두 처참한 결과를 냈다.

3월 소비자심리지수는 전월 96.9에서 78.4로 대폭 하락했다.

KDI는 "코로나19의 국내 확산이 2월 중순 이후에 본격화한 것을 감안하면 3월 소비가 2월보다 더 위축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3월 전산업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65에서 54로 조정됐고, 계절조정 제조업 BSI도 67에서 56으로 내려앉았다.

이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 수준이다.

전 산업 투자 BSI 실적치는 89.5에서 77.3으로 큰 폭 하락했다.

고용시장에서도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코로나19의 부정적 영향이 나타나고 있다.

조사 시점인 2월 중순인 경제활동인구조사와 달리 2월 말에 조사한 사업체노동력조사에서 종사자 수 감소가 두드러졌다.

산업별로는 숙박·음식점업 종사자가 5만3천명, 사업시설·임대서비스업 종사자가 1만2천명 줄었다.

금융시장의 경우 주요국 경기침체 가능성이 커지면서 주가와 원화 가치, 국고채 금리가 일제히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