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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

▶허란 기자
안녕하세요. 허란 기자입니다. 실물경제에 미치는 코로나 충격이 가시화되고 있습니다. 현대경제연구원 주원 경제연구실장님 모시고 경제 얘기 나누겠습니다. 결국 코로나가 얼마나 장기화 될 것인가에 달려있지만 사실 대규모 구조조정은 아닐지라도 ‘소규모 구조조정을 좀 더 가속화 할 거다’, ‘이미 하고 있다’ 이런 얘기들이 들리거든요. 이게 어느 정도로 심각해질 것으로 보세요?
"사상 초유의 코로나 사태에 구조조정 몰아친다" [주코노미TV]

▷주원 실장
우리가 트라우마가 있는 게 1990년대 말 외환위기인데요. 그때는 대마불사의 신화가 깨지면서 큰 기업들이 쓰러지고 금융기업들이 도산하고, 이래서 구조조정 실업자가 많이 늘었는데 지금은 그 경로를 따를 것인가? 많은 사람들은 그렇게까지는 아닐 것이라고 말하거든요. 외환위기 때 우리가 힘들었던 건 외환이라는 유동성이 부족했고 IMF가 구제금융을 하면서 금리를 인위적으로 올린 측면이 있거든요. 지금은 금리가 올라갈 것 같진 않고 기업들이 그때보단 버티기는 상대적으로 괜찮지 않나 생각되는데, 그럼에도 기업이 이익을 못 내면 유동성은 줄게 되고 기업에 대한 평가는 떨어지고 기업들이 구조조정을 안 들어갈 수가 없죠. 결국 핵심요인은 이 코로나가 얼마나 지속되느냐. 저희가 대략 보기엔 상반기까지만 코로나가 진정되면 괜찮은데 상반기를 넘어 하반기에도 국내시장은 물론 글로벌 시장이 어려워진다면 구조조정을 안 할 수 없다는 거죠. 근데 규모는 그때 가봐야 되는 거겠죠?

▶허란 기자
구조조정을 한다면 어느 산업군부터, 물론 이미 항공사 시작했지만 시작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세요?

▷주원 실장
하반기까지 코로나가 확산, 그 영향이 확산되는 유력한 케이스는 수출이 안 되는 케이스인데요. 국내 상황이 안정되더라도 유럽 미국 상황이 안 좋아지고 중국도 불안하다면 우리 수출 경기가 상당기간 침체를 겪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아무래도 우리 주력 제조업쪽이겠죠. 반도체일 수도 있고 자동차일 수도 있고, 조선은 이미 어려웠지만 또 어려워질 수 있고 철강일 수도 있고요. 그건 그때 지켜봐야 할 거 같습니다.

▶허란 기자
대기업들이 구조조정에 나서는 것은 정치적으로 쉽지 않은 선택이거든요. 정치적 요인을 고려할 수 밖에 없을 텐데 협력, 중소기업들부터 구조조정이 시작될 수도 있겠네요?

▷주원 실장
자영업은 이미 시작이 됐고, 알바들이 잘리고, 항공업 구조조정이 됐고요. 대기업이 어려워지면 그 어려워진 부분을 중소기업으로 내려보내는 경향이 있거든요. 고통을 분담하자는 차원에서. 중소기업은 대기업보다는 버틸 여력이 취약하죠. 그렇게 되면 중소기업쪽에서도 구조조정이 시작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허란 기자
2009년도와 비교를 해주셨는데 그때 보면 한국 수출은 전년 대비 -14%였지만 대중 굉장히 -5% 선방했던 상황이었어요. 그만큼 유럽과 미국이 안 좋았을 때 중국이 버텨줬던 측면이 있는데 이 중국경기가 이번에도 버텨줄 것인가에 대한 시선은 갈리더라고요. 중국경제의 불안, 부채요인을 좀 깊이 들여다보는 전문가들도 있는데 어떻게 보세요?
"사상 초유의 코로나 사태에 구조조정 몰아친다" [주코노미TV]

▷주원 실장
네, 맞아요. 부채가 터지는 게 문제긴 하죠. 기업부채가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60%예요. 기업부채만. 가계와 정부 빼고요. 보통국가들이 100% 내외거든요. 그런 부분이 터질 가능성이 상당히 높고 시진핑이 집권하면서 산업과 경제 쪽에 요구한 건 구조조정이었거든요. 부채가 너무 높고 과잉투자도 있으니까 이런 버블을 좀 줄이자 해서 철강도 구조조정을 했고요. 그래서 사실 중국이 그런 경기부양책을 내놓으면 그런 한계기업들이 오히려 살아나버리거든요. 그런 측면에서는 중국이 경기부양책을 내놓지 않을 수 있다는 주장도 상당히 일리가 있습니다.

하지만 급하거든요. 이건 우리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사상초유의 사태이기 때문에 시진핑도 중국경제가 만약 이 건으로 해서 계속 내리막길을 걷는다면 자신의 정치생명도 어떻게 될지 보장하지 못하거든요. 그렇다면 원래 추구했던 방향이 옳은 길이라고 하지만 그걸 잠시 접어두고 경기를 인위적으로 띄울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보시는 게 맞을 거 같습니다.

▶허란 기자
미국이랑 중국이랑 모두 한계기업에 대한 구조조정 대신 회사채 매입으로 살리기에 나서는 모습을 보일 거 같아요. 그렇게 됐을 때 언젠가는 (버블이) 터질 것이다, 언젠가는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수 있을 텐데 나중엔 어떻게 될 걸로 전망하나요?

▷주원 실장
나중엔 터집니다. 근데 지금 다 죽으면 나중에 터지든 안 터지든 아무 상관이 없거든요. 일단 지금은 살고 봐야되니까 분명히 경기를 띄울 것이고요 나중엔 터지는 때가 올 겁니다.

▶허란 기자
그러면 그 이전에 잠잠하게 마무리가 되고 이미 돈도 많이 풀었고 그렇게 되면 터지기 전에 다시 부양하는 자산가격이 폭등하는 그런 변곡점이 올 수도 있겠네요?

▷주원 실장
유동성을 잘 조절해야 하는데요. 미국만 해도 제로금리로 순식간에 내렸잖아요. 양적완화까지 했기 때문에 이게 코로나가 진정되고 경기가 회복속도를 붙일 때는 유동성을 빨리 회수해야 돼요. 안 그러면 버블생기고 인플레이션 생기고 자산가격 폭등하는 상황이 생기거든요. 그게 쉽진 않아요. 금리를 내리는 건 누구나 좋아하는데 금리 올리는 건 싫어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미국 Fed가 중립적인 자세로 미래 위험을 생각해서 금리를 빨리 올릴 수 있을 건지는 그건 지켜봐야 될 거 같습니다.

▶허란 기자
앞선 2008년 위기와 지금을 비교했을 때 이번 위기는 어떻게 다른가요?

▷주원 실장
2008년과 외환위기, 더 가서는 1930년대 대공황까지 생각해보면 그때는 경제가 망가지고 기업이 망가지고 실업자가 생겼지만 사람들이 돌아다녔거든요. 근데 지금은 사람들이 못 돌아다녀요. 위기의 성격이 많이 틀린 거죠. 사람이 못 돌아다닌다는 건 경제 부가가치가 창출이 안 된다는 거고 사람들이 그 점을 우려하죠. 걱정을 하는데 일단 코로나가 진정이 돼야 할 거 같고, 코로나가 이런 식이라면 올해 정말 심각한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그렇게 생각이 듭니다.

▶허란 기자
그 심각한 상황을 구체적으로 말씀해주신다면요?

▷주원 실장
신흥국 쪽에서는 모라토리움이 만연할 거 같고요. 기업들 중에선 큰 기업들이 쓰러지는 경우가 나올 수 있죠. 결국은 실업자가 늘어난다는 거죠. 골드만삭스에서는 연간 5000만명 실업자가 생길 거라고 발표했거든요. 우리나라하고 미국 경제 규모 사이즈가 다르긴 한데 우리는 연간 실업자가 100만명만 돼도 난리거든요. 5000만명의 실업자? 상상하기도 싫죠.

▶허란 기자
안 그래도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었는데 이번 코로나쇼크로 인해서 이 충격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좀 장기적인 얘기할 수 있지만 그래도 경제학자이시니까요.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요?
"사상 초유의 코로나 사태에 구조조정 몰아친다" [주코노미TV]

▷주원 실장
잠재성장률은 사실 장기적인 추세이기 때문에 코로나가 상반기에 진정이 되면 바로 회복되거든요. 근데 지속이 되면 잠재성장률에 영향을 미쳐요. 단기적인 이슈가. 우리 잠재성장률이 떨어지는 가장 큰 원인으로는 산업하고 기업경쟁력 문제라고 얘기를 많이 했어요. 기업경쟁력은 정부의 노동시장정책과 맞물려 있고 산업경쟁력은 우리나라 공급능력이 세계시장 대비 너무 많다는 거죠.

그 말은 구조조정의 필요성이 있단 거고요. 외환위기를 겪고 나서 우리나라 경제가 상당히 호황이었어요. 중국시장이 열렸던 측면도 있지만 외환위기 때 구조조정을 많이 했기 때문에 경제가 상당히 가벼워졌고 쉽게 올라갈 수 있는 분위기가 만들어졌어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산업계 가장 중요한 이슈는 구조조정이었어요. 구조조정 곧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필요성.

어찌 보면, 이런 말하면 이상한 소리를 들을 수 있는데 주력 산업쪽에서는 이 기회에 구조조정을 할 수만 있다면. 구조조정은 경제상황이 좋을 땐 못해요. 위기가 왔을 때만 가능하거든요. 그런 부분에 대해서 산업계도 그렇고, 금융계도 그렇고, 정부도 그렇고 우리가 한 번 생각을 해보자고 나올 수 있는 거죠. 구조조정이 우리가 피상적으로 생각하는 게 외환 위기 때 사람 실직자가 많이 생기고 기업이 막 쓰러지고 이런 것만 구조조정이 아니거든요. 기업 내에서 경쟁력이 없는 사업부문은 줄이고 경쟁력 있는 데로 자원을 옮겨가고, 기업과 기업에서는 어떤 기업이 쓰러지는 것만 구조조정이 아니고 두 기업이 합병을 통해서 시너지를 내는 거거든요. 우리가 먼 미래를 보고 이번 기회에 그런 쪽도 한번 생각해보면 잠재성장률을 높이는데 도움이 될 거 같습니다.

▶허란 기자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님 모시고 얘기 나눠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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