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내일배움카드제', 실업자 취업 긍정효과 확인 안 돼"

노동경제논집 "일부 부정효과도 관측…남성보다 여성 취업에 더 부정적"
"국민내일배움카드로 확대한 만큼 추가 분석 필요"

정부의 직업교육 훈련인 '내일배움카드제' 성과를 분석한 결과 실직자의 구직에 미치는 긍정적 효과를 확인할 수 없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정부가 이 제도를 올해부터 '국민내일배움카드'로 확대한 만큼, 훈련의 질적 특성 등 정보를 수집해 심층적이고 종합적인 추가 분석을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일 김용성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노동경제논집 최근호에 실린 '내일배움카드제 훈련이 취업성과에 미치는 영향' 논문에서 "훈련이 취업에 미치는 긍정적 효과는 확인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내일배움카드제는 2011년부터 시작한 수요자 중심의 직업능력개발 훈련이다.

1인당 200만∼300만원 상당의 바우처를 발급받은 참여자가 정부 인정 기관에서 수강한 뒤 바우처를 수강비로 낸다.

논문은 2013년 내일배움카드제 훈련에 참여한 실업자와 참여하지 않은 실업자 자료를 이용했다.

최신 자료가 있지만 일치된 결론에 이르지 못한 기존 연구와의 비교를 위해 해당 자료를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분석 대상 구직 276만8천711건을 보면 평균 나이는 38.7세였고, 훈련에 참여한 경우는 10.9%였다.

전체의 31.9%가 취업에 성공했다.

훈련 참여자의 71.9%는 여성이었다.

논문은 "다양한 계량모형을 적용해 살펴본 결과 훈련 참여는 취업 확률을 약 10%포인트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다만 이 부정적인 효과를 검증한 결과 유의미할 정도는 아니기에 훈련이 취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증거를 찾을 수 없었다고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어 "훈련은 남성보다 여성에게 더 부정적인 효과를 미쳤다"며 "여성에 대한 임금·고용 기회 차별, 남성보다 여성의 훈련 참여 정도가 높았던 점 등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논문은 이번 연구가 개인의 성실성, 배움의 자세 등과 관련해 기존 연구에서 제대로 통제하지 못한 한계를 일부 보완한 진전이 있다고 강조했다.

논문은 "내일배움카드제는 작년 종료됐지만, 올해부터 우리나라의 직업 교육·훈련체계의 중심이 된 국민내일배움카드제의 기본 골격이기 때문에 최신 데이터에 따른 추가 분석이 필요하다"며 "단순히 훈련 참여 여부뿐 아니라 훈련 선호와 만족도, 내용 등 질적 특성에 대한 정보를 수집해 심층적이고 종합적인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