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업 33%가 등급전망 부정적·부정적 관찰 대상
"삼성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2분기 실적 압박↑"
S&P "한국기업 신용등급 부정적 조정 당분간 지속"
국제 신용평가회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한국 기업들의 신용등급이 부정적으로 조정되는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8일 전망했다.

S&P는 이날 온라인으로 진행한 한국 기업 신용도 관련 설명회에서 "S&P가 등급을 부여하는 한국 회사 중 약 33%가 등급 전망이 부정적이거나 부정적 관찰 대상"이라며 이같이 내다봤다.

S&P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슈로 부정적 방향의 신용등급 조정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며 "작년부터 늘어난 등급 하향 조정이 올해도 이어지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올해 상반기 수익성 악화 전망을 고려하면 이런 부정적 등급 변동 추세가 당분간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종별로는 특히 정유사들이 유가 급락에 따른 재고 손실, 정제 마진 악화, 수요 둔화로 상반기에 큰 폭의 적자를 내고, 항공·호텔·유통 등의 산업에 신용도 압박이 가중될 것으로 S&P는 예상했다.

S&P "한국기업 신용등급 부정적 조정 당분간 지속"
최근 S&P는 GS칼텍스와 KCC의 신용등급을 내리고 SK이노베이션, S-Oil, 이마트의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조정했다.

또 현대자동차 그룹 5개사의 신용등급을 부정적 관찰 대상으로 지정했다.

다만 S&P는 "유동성 위험으로 인한 급격한 등급 하락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등급을 부여하는 한국 기업 대부분이 충분한 유동성을 보유 중이며, 유사시 차환을 위한 자금 조달에는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 S&P는 이날 발간한 보고서에서 삼성전자에 대해 올해 1분기에 메모리 반도체 부문이 안정적인 실적을 이끌었으나 2분기에는 실적 압박이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S&P는 "코로나19로 인해 2분기에는 경제활동과 소비자의 재량적 지출이 위축돼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패널, 가전 매출도 타격을 받을 것"이라며 "해외 공장 가동 중단에 따른 생산 차질도 실적에 부정적인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2분기에는 안정적인 메모리 반도체 실적이 이러한 부정적인 영향을 전부 상쇄하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S&P는 "삼성전자는 작년 말 기준 90조원 이상의 막대한 순현금을 보유해 충분한 재무적 여력을 확보하고 있다"며 "우수한 재무 지표를 고려하면 현 'AA-' 신용등급 수준에서 이러한 부정적 영향을 흡수할 여력이 충분하다"고 진단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