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폭이 작년 같은 달에 비해 66.4% 늘었다. 반도체 수출물량이 증가한 데다 조업일수가 3.5일(토요일은 0.5일로 계산) 많았던 결과다.

2월 경상수지 64억弗…코로나 충격에도 흑자폭 늘어
한국은행이 7일 발표한 ‘2월 국제수지(잠정)’를 보면 올해 2월 경상수지 흑자는 64억920만달러로 작년 2월에 비해 66.4%(25억5890만달러) 증가했다. 이 같은 흑자폭은 작년 10월(78억2720만달러) 후 4개월 만의 최대치다.

경상수지 흑자가 늘어난 것은 상품수지(수출-수입) 흑자가 확대된 영향이다. 상품수지 흑자는 65억8320만달러로 지난해 2월보다 21.3% 늘었다.

수출은 418억2060만달러로 4% 증가했다. 2018년 11월 이후 15개월 만에 전년 동월 대비 증가세를 나타냈다. 반도체와 정보통신기기 제품 수출물량이 각각 51.3%, 27.9% 늘어난 덕분이다. 올해 설 연휴가 1월로 앞당겨지면서 작년 2월과 비교해 조업 일수가 3.5일 많아진 것도 수출 확대에 기여했다.

한은은 “2월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수출에 미친 영향이 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코로나19 진원지인 중국에 대한 수출액은 2월 6.7% 감소했다. 수입은 352억3740만달러로 1.3% 늘었다. 작년 4월 이후 10개월 만에 전년 동기 대비 증가세로 전환했다. 유가 상승 등의 영향이다.

서비스수지는 14억528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적자폭은 전년 동월 대비 5.8% 줄었다. 여행수지 적자가 5억7260만달러로 31.6% 감소한 데 따른 것이다. 2월 여행수지 적자는 작년 4월(4억3540만달러 적자)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2월 출국자 수가 105만 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60% 급감한 결과다.

임금, 배당, 이자 등 투자 소득을 나타내는 본원소득수지는 12억4770만달러로 174.4% 늘었다. 작년 2월 1억7040만달러 적자를 기록한 배당소득수지가 올해 2월 5억4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한 영향이다.

금융권에선 3월 경상수지도 비교적 양호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3월 수출이 0.4% 감소하는 데 그쳐 선방한 데다 유가 등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수입이 크게 준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4월엔 작년처럼 적자를 기록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수출 감소세가 확대되고 외국인 투자자에 대한 배당금 지급으로 배당소득수지 적자폭이 커지기 때문이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