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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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자동차 최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그룹이 신규 투자를 거부했다. 판매 부진에 따른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쌍용차가 생사의 기로에 섰다는 관측이 나온다.

인도 마힌드라 그룹의 자동차 부문 계열사 '마힌드라 & 마힌드라'는 지난 3일(현지시간) 특별이사회를 열고 쌍용차에 신규자본을 투입할 수 없다고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마힌드라는 이사회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타격을 받은 여러 사업 부문에 자본을 배분하는 방안을 논의한 끝에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마힌드라, 쌍용차 신규 투자 거부…독자 생존 '빨간불'
마힌드라는 당초 지난 1월 쌍용차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 2300억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산업은행과 한국 정부도 쌍용차에 자금을 지원해야한다는 전제 조건을 달았다.

하지만 이번 이사회에서 자금 지원 계획을 철회한 것이다. 마힌드라는 "쌍용차 노사가 향후 3년간 필요한 5000억원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마힌드라에 요청한 신규 자본 투입이 논의됐다"며 "고심 끝에 쌍용차에 신규 자본을 투입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쌍용차에 자금을 마련할 대안을 찾을 것을 권고했다"고 밝혔다.

다만 마힌드라는 향후 3개월간 최대 400억원의 일회성 특별 자금을 투입하겠다고 했다. 3개월간 시간을 줄테니 산은과 한국 정부가 추가 지원에 나서라고 압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마힌드라는 또 쌍용차에 대한 지원안으로 △W601 플랫폼과 같은 마힌드라의 신규 플랫폼에 자본적 지출 없는 접근 △쌍용차의 자본적 지출을 절감할 수 있는 기술 프로그램 지원 △현재 진행 중인 자재비 절감 프로그램 지원 △쌍용차 경영진의 새 투자자 모색 지원을 들었다.

하지만 이 같은 마힌드라의 지원안이 당장 쌍용차의 유동성 문제 해결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할 때 실효성은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4·15 국회의원 총선을 앞두고 여권 등 정치권을 압박하려는 의도도 있다고 보고 있다. 일자리 문제가 걸려있는 쌍용차 지원 문제를 제기해 지원을 끌어내려 한다는 것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마힌드라가 한국 총선을 앞두고 승부수를 띄운 것으로 보인다"면서 "산은과 정부와 쌍용차 지원을 놓고 줄다리기가 펼쳐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