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참에 세금 아끼자" 이재현 CJ 회장, 주가 급락에 주식 재증여[이슈+]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지난해 12월 두 자녀에게 증여한 주식을 취소하고 최근 다시 재증여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증여 대상 주식의 가격이 급락한 점을 이용해 절세에 나섰다.

3일 재계에 따르면 CJ그룹은 전날 이재현 회장이 지난해 12월9일 이경후·선호 씨에게 준 CJ 신형우선주 184만여주의 증여를 지난달 30일 취소하고, 이달 1일 재증여했다고 공시했다.

재증여한 주식 수는 최초 증여 때와 같이 각각 92만주씩 증여한다. 증여 시점만 지난해 12월에서 올 4월로 바꿨다.

이 회장이 재증여를 택한 것은 세금을 줄이기 위해서다. 이 회장이 두 자녀에게 증여한 주식 가액(주식을 양도할 때 실제로 거래한 금액)은 최초 증여 시점인 지난해 12월9일 기준 주당 6만5400원이다. 한 사람당 602억원씩 총 1204억원 규모다. 이 경우 증여세는 총 700억원이 넘어간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주가가 급락하면서 증여한 주식 가액은 이달 1일 종가 기준 총 767억원이다. 최초 증여 시에 비해 36% 가량 줄어든 것이다.

현 수준으로 주가가 유지될 경우 증여세는 500억~550억원 수준이 될 전망이다. 최초 증여세보다 150억~200억원 줄어드는 셈이다.

다만 재증여에 따른 증여세 규모는 이달 1일 전후 2개월간 평균 주가에 최대주주 증여 할증을 포함해 결정될 예정이다. 앞으로 한 달 간 CJ 주가가 더 떨어지면 이 회장의 세부담은 추가로 줄어든다.

CJ그룹 관계자는 "예상하지 못한 코로나19 사태로 주가가 급락하면서 부득이 이같이 결정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송렬/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