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1683명→930명 감축
내달 31일 정리해고 진행
이스타항공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국내 항공사 중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한다. 경영난을 겪고 있는 다른 항공사들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이스타항공은 1일 현재 1683명의 직원을 930명까지 줄인다는 계획을 세우고 3일부터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직원들에게 보냈다.

이스타항공은 “희망퇴직 신청자가 목표치에 미치지 못하면 다음달 31일 이에 맞춰 정리해고를 하겠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이날 정규직 전환을 앞둔 수습 부기장 80여 명도 해고했다.

노사는 희망퇴직 기준과 보상 범위를 두고 협의 중이지만, 퇴직하더라도 위로금이 ‘0원’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이스타항공은 올 2월부터 직원들에게 월급도 못 주고 있는 형편”이라고 했다.

이스타항공이 직원 절반을 해고하기로 한 건 산업은행의 긴급 운영자금 지원을 못 받은 영향이 크다는 설명이다. 지난 2월 산업은행은 저비용항공사(LCC)들에 최대 3000억원의 긴급 융자를 지원해 주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 자금을 지원해 준다는 이유로 이스타항공은 자금 대출 지원 대상에서 제외돼 있다.

이스타항공에서 시작한 항공사 구조조정 바람은 다른 항공사들에도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국내 1위 항공사 대한항공도 이날 긴급 노사 협의회를 열어 전 직원을 대상으로 유급휴직을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아시아나항공도 지난달 전 직원을 대상으로 10일 무급휴직을 실시한 데 이어 이달에는 15일 무급휴직을 추가로 진행한다.

한 항공사 관계자는 “미국은 항공사들에 보조금을 지급하면서 직원 급여 삭감, 무급휴가를 금지하고 있는데 한국 정부는 아무런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며 “항공산업을 살릴 기회를 잃게 될까 두렵다”고 했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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