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이 일부 화학공장의 가동을 중단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과 중국의 화학 공장의 대규모 증설에 따른 공급 과잉이 영향을 미쳤다. 정유업계에 이어 석유화학업계도 사업 재편이 시작됐다는 분석이다.

31일 석유화학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울산공장 내 고순도테레프탈산(PTA) 공정을 가동 중단한다. 파라자일렌(PX) 공정은 일부 가동률을 하향 조정했다. PTA는 폴리에스터 섬유와 산업용 원사부터 PET병 등의 원료로 쓰이며, PX는 합성섬유의 기초원료다.

회사 관계자는 “울산 공장의 가동 조정에 따라 관련 인력을 여수·대산 등의 신규 프로젝트로 전환배치한다"면서 “이들에 대한 희망퇴직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중국이 PX 설비를 대규모 증설한 것에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KDB산업은행에 따르면 중국 내 PX 설비 신·증설 규모는 지난해 1770만톤, 올해 590만톤에 달한다. 올해 중국 전체 PX 생산능력은 3000만톤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석유화학회사들은 PX 생산량의 90% 가량을 중국에 수출하고 있다. 중국 석유회확회사들이 생산량을 늘리면 영향을 받게 된다. 지난해 2분기 당 792달러에 달했던 PTA 가격도 올해 3월엔 488달러까지 떨어졌다.

롯데케미칼은 PTA 설비를 고순도이소프탈산(PIA) 설비로 전환하는 등의 방식으로 대처해 왔으나 한계에 이르렀다는 분석이다.

앞서 SK종합화학은 SK울산콤플렉스(CLX) 내 나프타분해시설(NCC) 공정을 12월부터 폐쇄하고, 에틸렌프로필렌 합성고무(EPDM) 공정을 내년 2분기 가동을 중단하기로 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