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쟁 장기화로 피해 막심
딜로이트 본사도 소송 걸 것"
교보생명이 회계법인 딜로이트안진을 미국 회계감독위원회에 고발했다고 30일 공시했다. 교보생명의 재무적 투자자(FI)가 보유한 풋옵션(주식을 정해둔 가격에 팔 권리)의 공정시장가치(FMV)를 딜로이트안진이 산출하는 과정에서 평가업무 기준을 어겨 교보생명에 피해를 줬다는 이유에서다.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은 2012년 9월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 IMM프라이빗에쿼티, 베어링PEA, 싱가포르투자청 등 FI 컨소시엄과 풋옵션이 포함된 계약을 맺었다. 이들 FI는 대우인터내셔널이 보유하고 있던 교보생명 지분 24%를 주당 24만5000원에 사들였다. 교보생명이 3년 내 상장하지 않으면 풋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는 조건이 달려 있었다.

교보생명 상장이 계속 미뤄지자 FI들은 2018년 10월 풋옵션을 행사해 신 회장에게 주식을 되살 것을 요구했다. 당시 딜로이트안진이 산출한 풋옵션 행사가격은 주당 40만9912원이었다. 이 가격에 문제가 있다는 게 교보생명의 주장이다. 신 회장은 계약의 적법성·유효성 부족을 이유로 주식 매수에 응하지 않았다.

당시 딜로이트안진은 FMV 산출 기준 시점을 2018년 6월 30일로 잡고, 직전 1년간 삼성생명과 오렌지라이프 등의 주가를 반영했다. 교보생명은 “2017년 말~2018년 초에는 동종업계 주가가 고점이었다”며 “평가업무 기준을 위반해 풋옵션 행사가격을 과대평가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교보생명은 딜로이트안진을 관리하는 딜로이트글로벌 본사를 상대로도 조만간 손해배상 소송을 내기로 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