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별 지원금 지원방안 '천차만별'…중복지원 배제하고 '통일' 가능성도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피해와 관련한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방침을 확정한 가운데 구체적인 지원 액수에 관심이 쏠린다.

아직 지급 대상과 방식이 확정되지 않은 만큼 정확한 액수를 추정하기는 어렵지만, 지방자치단체의 중복 지급을 허용한다면 주거지에 따라 1인당 최대 75만원까지 차이가 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이럴 경우 지역 형평성 논란이 불거질 수 있는 만큼, 천차만별인 지자체별 지급 대상과 액수를 통일하는 대신 중앙정부가 국비로 재원을 지원하는 방식이 채택될 가능성도 있다
.
긴급재난지원금, 중복지원하면 1인당 최대 75만원 차이 가능성
◇ 경기도는 1인당 최소 10만원에서 최대 75만원까지

29일 관가와 정치권 등에 따르면 정부는 조만간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열리는 제3차 비상경제회의에서 긴급재난지원금 최종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일부 광역자치단체와 기초자치단체가 개별적으로 기본소득과 같은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방침을 이미 밝혔기 때문에 중복 지원 허용 여부가 지원 액수를 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만약 중복 지원을 허용한다면 긴급재난지원금은 ▲ 중앙정부 ▲ 광역자치단체 ▲ 기초자치단체 등 삼중으로 지급되게 된다.

이럴 경우 가장 많은 액수를 받는 이는 경기 포천시민이 될 전망이다.

최근 포천시는 자체적으로 1인당 40만원의 보편적인 '기본소득'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경기도가 모든 도민 1인당 10만원을 주기로 한 만큼, 포천시민 전원은 1인당 총 50만원을 받게 되는 셈이다.

현재 거론되는 중앙정부 지급안은 중위소득 100% 이하 1천만 가구에 4인 가구 기준 100만원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이 안을 가정하면 포천시민은 1인당 최소 50만원(중앙정부 0원)에서 최대 75만원(중앙정부 25만원)을 받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현재까지 포천을 포함해 경기도 내 기초자치단체 중 개별적으로 긴급재난지원금을 주기로 한 곳은 광명·이천·여주·김포 등 총 11곳으로, 5만∼20만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이 지역 거주자는 최소 15만원(중앙정부 0원·경기도 10만원·기초자치단체 5만원)에서 최대 55만원(중앙정부 25만원·경기도 10만원·기초자치단체 20만원)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이 11곳을 제외한 나머지 경기도민도 중앙정부가 선별지원을 한다고 하더라도 최소 10만원은 받을 수 있게 된다.

◇ 나머지는 대체로 중위소득 기준 선별 지급…중복지원 배제 가능성도
긴급재난지원금, 중복지원하면 1인당 최대 75만원 차이 가능성
경기도와는 달리 다른 광역자치단체는 대체로 중위소득을 기준으로 지원금을 주는 선별 지원 방안을 채택하는 분위기다.

소득에 따라 한 푼도 받지 못하는 이들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경기 포천시와 비교하면 최대 75만원의 격차가 날 가능성이 있다.

서울시는 중위소득 100% 이하 가구 중 기존 복지제도 혜택을 받지 못하는 가구에 '재난긴급생활비'를 주기로 했다.

1∼2인 가구 30만원, 3∼4인 가구 40만원, 4인 이상 가구 50만원이다.

서울에 사는 중위소득 100% 이하 4인 가구원 1명은 35만원을 받는 셈이 된다.

인천(20만∼50만원)·광주(30만∼50만원)·전남(30만∼50만원)·경남(30만∼50만원)·울산(1인당 10만원)·세종(30만∼50만원) 등의 광역자치단체 역시 중위소득 100% 이하에 선별적으로 지원금을 주기 때문에 액수는 비슷할 전망이다.

코로나19 피해가 가장 큰 대구는 중위소득 50∼100% 중 기존 복지제도 지원 대상이 아닌 가구당 긴급생계자금 50만∼90만원을 준다.

0∼50%와 관련해선 기초생활수급자에게 평균 62만원, 차상위 계층에게 평균 55만원이 돌아간다.

중위소득의 75% 이하 일부에 대해서는 현금으로 평균 49만원씩을 준다.

대전시는 중위소득 50∼100% 가구에 30만∼63만원을, 경북은 85% 이하 가구에 50만∼80만원씩을, 강원도는 소상공인·실직자 등 도민 30만명에게 1인당 40만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경기 외에 다른 지역 기초자치단체에서도 개별 지원안을 속속 내놓고 있다.

전남 여수시는 시 예산을 투입해 지원 대상 가구에 10만원씩을 더 준다.

전남 화순군 역시 가구당 지원금 30만∼50만원을 50만∼100만원으로 높인다.

충북 청주시는 중위소득 100% 이하 가구에 40만∼60만원을 줄 방침이다.

울산 울주군은 군민 전원에게 1인당 10만원을 추가로 준다.

울주군 중위소득 100% 이하는 1인당 20만원을 지원받는 셈이다.

이렇듯 지자체별로 이미 발표한 대책이 천차만별이라 액수에서 큰 차이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형평성 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중앙정부 지원안은 지자체 중복 지원을 허용하지 않는 방향으로 결정될 가능성도 있다.

지자체별로 다른 지원을 통일하는 대신, 국비로 재원을 충당하는 방식이 가능성이 높다.

전국 17개 시장·도지사의 모임인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는 지난 28일 "재난긴급생활비를 국비로 지원해 달라"고 중앙정부에 요청하기도 했다.

이들은 "지방정부는 국민 소득의 일부라도 보전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으나 지방재정의 한계가 있고 지역별 차등이 불가피하다"며 "중앙정부는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직접적이고 형평성 있는 재정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