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브랜드숍 기업 네이처리퍼블릭이 27일 주주총회에서 정운호 창업주를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일명 '정운호 게이트'로 구속됐다가 올 초 만기출소한 정 신임 대표는 "대주주로서 책임을 통감하며 기업 신뢰도를 회복하고 초심으로 돌아가 새로운 기회를 찾고자 다시 이 자리에 서게 됐다"며 "우선적으로 코로나19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비상경영체제를 가동하고 시장 경쟁력 강화를 위해 혁신적 제품 개발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창업자, 대표이사로 복귀


네이처리퍼블릭은 이날 서울 강남구 섬유센터에서 제11회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75.37%의 지분을 보유한 정운호 씨를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이 자리에서 주주들은 "코로나19 사태로 더 힘들어진 위기 상황을 적극적으로 대처할 책임경영이 필요하다"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처리퍼블릭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위기상황과 불확실한 시장 상황에 과감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를 반영한 것"이라며 "정 대표는 오랜 경험에서 나오는 판단력과 강한 책임감을 바탕으로 경영 정상화에 최선을 다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정 대표는 2003년 더페이스샵을 창업한 뒤 LG생활건강에 매각하고 2010년 네이처리퍼블릭을 창업했다. 2016년까지 대표이사를 맡다가 그 해 상습 도박 및 뇌물 혐의로 총 4년 4개월 동안 수감됐다. '정운호 게이트'는 정 대표가 최유정 변호사에 100억원의 수임료를 주면서 상습도박을 덮으려 한 데서 출발한 사건이다. 최 변호사에서 홍만표 변호사 사건으로, 또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사건으로까지 이어져 한 때 '정운호 게이트'로 불렸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