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사진=연합뉴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사진=연합뉴스)
한진그룹의 명운이 걸린 한진칼(지주사) 주주총회에서 조원태 회장이 승기를 굳혔다. 조 회장은 사내이사 연임에 성공했고, 측근인 하은용 대한항공 재무 부문 부사장도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아울러 사측이 추천한 사외이사 후보인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 등 5인이 전원 신규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반면 ‘반(反) 조원태 3자 주주연합’(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KCGI·반도건설)은 원하던 바를 이루지 못했다. 조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 저지에 실패한데다 추천한 후보의 사외이사 선임 안건도 모두 부결됐다

한진칼은 27일 서울 남대문로 한진빌딩에서 제7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지난해 재무제표 승인안과 사내이사 선임안 등을 처리했다. 세간의 이목을 끈 조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안은 참석 주주 찬성 56.67%·반대 43.27%으로 가결됐다.

한진칼은 이사 선임·해임 안건을 일반결의사항으로 정하고 있어 출석 주주 과반의 찬성을 얻으면 통과된다.
27일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의 정기주총이 열린 서울 중구 한진빌딩의 모습. 사진=김범준 한국경제신문 기자 bjk07@hankyung.com
27일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의 정기주총이 열린 서울 중구 한진빌딩의 모습. 사진=김범준 한국경제신문 기자 bjk07@hankyung.com
앞서 회사 측 추천 사외이사 후보 5인이 전원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주총 제 2호 안건인 사외이사 선임의 건 중 김 전 위원장, 박영석 자본시장연구원장, 임춘수 마이다스프라이빗에쿼티(PE) 대표, 최윤희 전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장, 이동명 법무법인 처음 대표변호사 등 한진칼 이사회가 추천한 사외이사 후보 선임안에 대해 표결을 붙인 결과, 해당 안건들이 가결됐다.

반면 3자 주주연합이 추천한 사외이사 후보인 서윤석 이화여대 교수 등 4인의 선임 안건은 부결됐다.

한편, 이날 주총은 출석 주주에게 수차례 양해를 구한 끝에 당초 개최 예정 시간인 오전 9시를 세 시간 가량 넘긴 낮 12시 5분에 시작됐다. 이는 주요주주 간 사전 합의가 지연됐고, 중복 위임장이 많아 검사인 주관 하에 실제 위임 의사 확인 등의 과정을 거쳤기 때문으로 전해졌다.

한진그룹에 따르면 이날 주총 주주 참석률은 위임장 제출 등을 포함해 84.93%(보유주식수 4864만5640주)로 지난해 주총 참석률(77.18%)을 크게 웃돌았다.

한편, 한진칼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이날 마스크 미착용 주주의 주총장 출입을 제한했다. 주총이 예정된 한진빌딩 앞에서는 채이배 민생당 의원과 '땅콩회항' 피해자인 박창진 정의당 국민의노동조합특별위원장,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등이 기업지배구조 개선 안건 통과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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