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차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 개최
▽조원태 한진 회장 한진칼 사내이사 선임에 찬성
 사진=한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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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32,600 +1.40%)그룹 경영권 분쟁의 분수령이 될 한진칼(68,400 -5.52%)(그룹 지주사) 주주총회를 하루 앞두고 국민연금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손을 들어줬다. 국민연금은 한진칼의 지분 2.9%를 보유해 조 회장과 ‘반(反) 조원태 3자 주주연합’(조 전 부사장·KCGI·반도건설) 간 표 대결이 예고된 주총에서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다.

국민연금기금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는 26일 제8차 위원회를 개최해 한진칼 주총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 중 조 회장과 하은용, 김신배 후보에 대해 '찬성' 결정을 내렸다.

다만 사내이사 후보로 오른 배경태 후보에 대해서는 적정한 이사회 규모 등을 고려할 때 장기적으로 주주가치 증대에 적합하다고 보기 어려워 '반대'하기로 했다. 또한 일부 위원은 조원태 후보와 김신배 후보 선임에 이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사진=연합뉴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사진=연합뉴스)

수탁자책임전문위는 한진칼의 사외이사 선임 안건 중 김석동·박영석·임춘수·최윤희·이동명·서윤석 후보에 대해 '찬성' 의결권을 행사하기로 의결했다. 반면 여은정·이형석·구본주 후보에 대해서는 '반대' 결정을 내렸다. 적정한 이사회 규모 등을 고려하면 장기적으로 주주가치 증대에 적합하다고 보기 어렵다는 점 때문이다.

대한항공(18,650 -1.84%) 주총의 이사 선임방식 변경 관련 등 정관 일부 변경 안건에 대해서는 '반대' 결정을 내렸다. 특별결의에서 보통결의로 이사 선임방식을 변경하는 정당한 사유가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조명현 후보 등 대한항공 사외이사 선임의 안건의 경우 '반대'하기로 했다. 기금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수탁자책임전문위의 이번 의결권행사는 국민연금 기금운용지침에 따라 기금운용본부가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에 의결권행사 방향을 결정해달라고 요청하면서 이뤄졌다.

앞서 수탁자책임전문위는 지난 6일 위탁운용사가 가지고 있던 한진칼 주총 의결권을 회수한 바 있다. 원칙적으로 회수한 의결권은 기금운용본부가 내부 투자위원회를 열어 행사하게 된다. 그러나 의결권 행사의 찬성 또는 반대, 주주권 행사의 이행 여부 등을 판단하기 곤란한 사안의 경우 통상적으로 수탁자책임전문위가 결정한다.

앞서 국민연금의 의결권자문사인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과 세계 최대 의결권자문사인 ISS는 조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에 찬성한 바 있다. 다만 서스틴베스트와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반대를 권고해 자문사별로 의견은 엇갈렸다.
왼쪽부터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권홍사 반도건설 회장,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 DB

왼쪽부터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권홍사 반도건설 회장,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 DB

한편, 한진칼은 오는 27일 서울 남대문로 한진빌딩 본관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주총에서는 감사 및 영업보고, 최대주주 등과의 거래내역 보고 등에 이어 재무제표 승인, 사외 및 사내 이사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정관 일부 변경 등의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차기 이사회 후보군으로 한진칼은 조 회장 외에 신규로 6명의 이사 후보를 제안했다. 3자 주주연합은 김신배 포스코 이사회 의장 등 7명의 이사 후보군을 추천한 상태다. 가장 첨예한 표 대결은 안건은 조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을 놓고 진행될 전망이다.

재계에서는 법원이 3자 주주연합이 한진칼 정기 주주총회의 의결권 행사와 관련해 제기한 가처분신청을 모두 기각하면서 조 회장이 유리한 고지를 점한 것으로 보고 있다. 반도건설이 이번 한진칼 주총에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지분이 8.2%에서 5%로 줄어들어 이번 주총에서 조 회장 측(33.70%)과 3자연합 측(28.78%)의 지분율 격차가 4.92%포인트로 벌어졌기 때문이다. 의결권 기준으로 한진칼 지분 3.7%를 보유한 대한항공 자가보험·사우회 등이 조 회장 편에 설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고려하면 양측의 격차는 더욱 큰 상황이다.

다만 지분 25%에 해당하는 소액주주와 기관투자가의 지지 여하에 따라 경영권 향방이 최종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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