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 곳 없는데 돈만 풀게 될 수도"
'정책효과 없다' 에둘러 지적
재난수당 또 비판한 홍남기…"엇박자 정책 우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사진)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을 위해 모든 국민에게 현금을 지원하자는 ‘재난기본소득’에 대해 “경제 활동이 멈춘 상황에서 ‘엇박자’ 정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그간 ‘재정 부담이 크다’는 이유로 재난기본소득에 반대해 왔는데 ‘정책 효과가 불분명하다’는 비판까지 더한 것이다.

홍 부총리는 지난 24일 페이스북 글에서 “정책의 효과가 제대로 나기 위해서는 어떤 상황에서 어떤 순서로 정책을 펼 것인가가 중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일부 국가는 영업장 폐쇄, 강제 이동제한 등으로 경제 활동이 멈춘 상황에서 대규모 긴급부양책, 재난수당 지원을 병행하고 있다”며 “실제 사용처가 없는 상태에서 돈을 푸는 엇박자 정책이 될지 모른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했다.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소비 활동이 크게 위축된 상황에서 현금을 줘봤자 정책 효과가 미미할 것이란 지적이다.

홍 부총리는 11일에도 재난기본소득에 대해 “1인당 50만원, 100만원씩 주게 되면 25조~50조원의 돈이 들어간다”며 “정부 재정 여건을 고려하면 선택하기 어려운 옵션”이라고 주장했다.

재계와 학계에서도 재난기본소득보다 사회보험료 등 고정적인 지출 부담을 줄여주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은 24일 “4대 보험료와 전기요금 등의 유예 또는 면제가 필요하다”며 “개인에게는 생계 지원, 기업에는 비용 절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코로나19 극복을 위해선 국제 공조가 중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아무리 한 국가가 잘 대응하더라도 모든 나라가 함께 힘을 모아 대응하지 않으면 효과가 제한적”이라고 했다. 한국은 이달 들어 코로나19 신규 환자가 줄어들고 있지만 다른 나라들은 여전히 확산 속도가 빨라 외국으로부터의 감염자 유입, 수출입 제한에 따른 산업 위축 등 문제가 계속되고 있다. 홍 부총리는 “방역은 물론 인적·물적 이동 제한 보완, 국제 금융안전망 강화 등에서 국제 공조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그는 “100여 년 전 발생한 스페인독감은 1차 세계대전의 3배 넘는 사망자를 냈다”며 “코로나19도 많은 사상자를 내고 있기 때문에 전시에 준하는 전략과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민준 기자 morand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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