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를 핑계로 주주총회를 언론에 공개하지 않고 진행해 논란이 예상된다.

주총 안건 중 하나인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연임안에 대한 반대 여론을 의식한 행보로 해석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우리금융은 25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에서 열린 주총에서 언론의 출입을 금지했다.

우리금융은 지주 체제로 출범하기 전인 우리은행 시절부터 주총장을 언론에 개방해왔다.

우리금융이 언론의 출입 금지에 대한 명목으로 내세운 것은 코로나19 확산 우려다.

다른 주요 금융지주도 역시 코로나19 확산 우려에 언론의 주총장 출입을 제한했으나 대신 현장 상황을 지켜볼 수 있는 대안을 마련했다.

20일 주총을 치른 KB금융은 유튜브를 통해 주총장을 생중계했고, 신한금융은 26일 주총을 홈페이지를 통해 생중계하기로 했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주총 상황을 생중계해주는 웹캐스팅 업체들이 많은데 왜 중계를 안 해주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주총장엔 다양한 이해관계가 있는 주주들이 참석하기에 경영진에 불편한 이야기가 나오곤 한다.

예컨대 KB금융 주총 때 KB금융 자회사 노동조합 관계자가 KB금융의 푸르덴셜생명 인수 방침에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특히 사회문제화되는 이슈가 있는 주총장에는 시민사회단체가 주주의 위임을 받아 참석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곤 했다.

우리금융의 상황이 이런 사례에 해당한다.

대규모 손실 사태를 불러온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를 불완전 판매한 책임으로 금융당국으로부터 중징계를 받은 손 회장의 경우 이날 주총에서 연임이 승인되는데 이에 대한 반대 여론이 적지 않았다.

국민연금이 기업가치 훼손 내지 주주권익 침해 이력이 있다며 손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에 반대표를 던지기로 결정했다.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와 국내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도 반대 의견을 권고했다.

경제개혁연대와 참여연대 등 시민사회단체도 연임에 반대하고 있다.

이들은 적극적으로 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와 기관투자자들에게 주총에서 연임 반대 의견을 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주총장에는 이런 반대 의견이 고스란히 제기되고, 이는 손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에게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우리금융은 이미 한차례 회장 연임 절차를 '깜깜이'로 진행한 바 있다.

대개 주요 금융지주는 차기 회장 선임과정을 공개해 사회 여론의 검증을 받는다.

우리금융은 우리은행 시절에 그렇게 해왔지만 유독 이번 손 회장 연임 때에는 관련 내용을 하나도 공개하지 않고 차기 회장을 손 회장으로 결정했다는 사실만 보도자료를 통해 알렸다.

이런 전례가 있는 우리금융이 손 회장 연임안이 주요 안건으로 오른 주총마저도 언론에 공개하지 않는 '깜깜이' 주총을 강행한 것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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