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의 서울대 진학률이 1%포인트 증가해 10년간 유지되는 경우, 동일학군 내 인근 주택가격을 10년간 14%가량 인상시키는 효과가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송경호 한국조세재정연구원 부연구위원은 25일 '재정포럼 3월호'에 실린 '교육환경과 이웃 주민 구성으로 인한 주택가격 프리미엄' 보고서에서 서울의 주택시장 데이터를 분석해 지역 내 학교 성적의 변화가 해당 지역 주택 가격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특정한 한 해의 학교 성적 개선은 주택가격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지만, 개선된 성적이 오랜 기간 유지되는 경우에는 그로 인한 누적된 평판 효과로 인해 주택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고등학교의 서울대 진학률 1%포인트 상승은 즉각적으로 인근 지역 주택 가격을 1.5% 정도 상승시키는 것으로 추정됐지만, 1%포인트 상승한 서울대 진학률이 10년간 유지되는 경우 10년간 주택가격을 14% 인상시키는 것으로 추정된 것이다.

송 부연구위원은 "그동안 좋은 학교 성적에 대한 지불의사가격을 추정하는 모든 선행 연구들이 학교 성적의 지표로 특정한 한 해의 시험 성적이나 2~3년의 짧은 기간의 평균치를 통계 지표로 사용해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른바 명문고의 경우 명성과 평판으로부터 발생하는 효과가 존재하더라도 선행연구와 같이 짧은 기간의 평균치를 통계지표로 사용하면 결과 값을 상당히 과소 추정하는 오류를 범할 수 있다"며 이런 문제를 없애려고 연구 모형에 '과거 10년간 학교 성적 기록'을 포함하니 이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고교 서울대진학률 1%p 상승해 10년 유지시 인근집값 14% 올라"

또한, 보고서는 서울 강남3구(강남구·서초구·송파구)와 나머지 지역의 집값 격차의 절반 정도가 ▲ 서울대 진학률의 차이 ▲ 40대 인구 중 대졸 이상의 비율 ▲ 사교육 환경의 차이 때문이라고 밝혔다.

송 부연구위원에 따르면 강남3구는 서울시의 나머지 지역과 비교해 평균적으로 1.4%포인트 높은 서울대 진학률, 약 27%포인트 높은 40대 인구 중 대졸자 이상 비율, 18개 더 많은 사설 학원을 보유하고 있었다.

이와 관련, 연구 모형 추정 결과를 이용해 강남3구와 나머지 지역 주택가격 격차 요인을 분해한 결과, 서울대 진학률의 차이, 40대 인구 중 대졸 이상 비율, 사교육 환경의 차이가 강남3구와 기타 지역 간 주택가격 격차의 약 50%(각각 29.4%, 14.83%, 3.03%)를 설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강남3구의 경우 나머지 지역과 비교해 보다 많은 학급당 학생 수, 교사 1인당 학생 수로 인해서 이 격차가 5%가량 축소된 것으로 추정됐다.

이와 함께 보고서는 도시 내 지역 간 주택시장 양극화 해소를 위한 정책 실험으로 주택가격, 학교성적 격차가 극심한 지역을 중심으로 학군을 변경하는 시뮬레이션을 해본 결과, 학군 변경이 도시 내 양극화 해소에 영향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송 부연구위원이 상대적으로 우수한 성적의 학교가 다수 위치한 서초구와, 지리적으로 인접하지만 서울시 평균 이하 성적을 갖는 동작·관악구를 같은 학군으로 가상 설정해 이로 인해 발생하는 효과를 분석한 결과, 두 지역의 주택가격 중간값의 격차가 13% 정도 축소되는 것으로 추정됐다.

송 부연구위원은 "10년에 한번 주기로 3~4년 정도의 예고기간을 설정한 다음, 지역적인 격차가 큰 곳을 중심으로 학군을 주기적으로 변경하는 방안도 도시 내 주택가격 양극화 해소를 위한 효과적인 정책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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