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캐피털과 공동 운용
민간부문 벤처투자 촉진
앞으로 증권사와 자산운용사를 비롯해 액셀러레이터까지 벤처투자 펀드를 설립하고 운용할 수 있게 된다. 벤처캐피털(VC)로만 국한됐던 벤처투자 펀드 설립·운용 주체를 확대해 벤처투자의 판을 키울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소벤처기업부는 25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벤처투자 촉진에 관한 법률(벤처투자법)’ 시행령과 시행규칙 제정안을 마련하고 오는 5월 6일까지 입법예고한다고 밝혔다. 벤처투자법은 ‘중소기업창업지원법’과 ‘벤처기업법’에 흩어져 있는 투자제도를 통합해 독자 법안화하는 제정법으로 오는 8월 12일부터 시행된다.

이번에 입법예고된 시행령과 시행규칙은 그동안 엄격하게 구분해온 VC, 액셀러레이터 등 투자자들의 역할과 영역을 개방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현재 벤처투자 펀드에 출자만 할 수 있는 증권사와 자산운용사는 VC와 공동 운용사로 벤처투자 펀드를 설립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줬다. 증권사나 운용사가 펀드를 운용하면서 유망한 벤처기업에 직접 투자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또 액셀러레이터도 납입 자본금을 조합 결성금액의 1% 이상 확보할 경우에는 벤처투자 펀드를 조성하고 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후 연기금 등 기관의 투자금을 유치해 벤처기업에 투자할 수 있다.

초기단계 투자인 엔젤투자를 하는 개인투자조합 업무집행조합원 자격을 액셀러레이터 면허를 갖고 있는 VC와 유한회사형 벤처투자사까지 확대했다. VC는 초기 단계 투자를 할 수 있도록 액셀러레이터나 기업인수목적회사(SPAC) 등을 보유할 수 있게 전면 허용했다. 모든 주체들이 다양한 단계에서 벤처투자를 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벤처투자자들이 창업 초기부터 성장 단계까지 지속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길도 열린다. 벤처투자 펀드는 현재 한 기업에 일정 규모까지만 투자할 수 있지만 바뀐 시행령에 따르면 동일 기업에 후속투자를 계속하는 것이 허용된다. 인수합병(M&A)을 위한 투자도 가능하도록 벤처투자 펀드의 경영지배목적 지분보유 기간을 7년으로 제한하던 규정도 폐지하도록 했다.

벤처투자 펀드 등록을 위한 최소 조성금을 30억원에서 20억원으로 낮췄다. 전문개인투자자 제도도 현재 2년마다 요건을 재확인하지만 앞으로는 요건을 충족하고 있으면 자격이 계속 유지되는 등록제로 변경돼 벤처투자의 진입·유지 장벽이 낮아진다.

김주식 중기부 벤처투자과장은 “지난해 제2의 벤처 붐이 본격화한 가운데 벤처투자자 사이 경계를 허물고 투자 자율성을 높이도록 벤처투자법 시행령과 시행규칙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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