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구호 긴급자금 2배로 늘려 100조 투입

산은 등 84곳 채안펀드 20兆 조성…자금난 기업에 '숨통'
2.2兆 '회사채신속인수'로 항공·여행사 지원…대기업도 포함
중소·중견기업 대출·보증도 확대…"신속한 자금 투입이 관건"
코로나19 피해 지원을 위한 2차 비상경제회의가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24일 청와대에서 열렸다. 정부는 소상공인과 기업 지원 등을 위해 100조원 규모의 자금을 공급하기로 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이날 청와대 회의 후 정부서울청사에서 관련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김영우 기자 youngwoo@hankyung.com

코로나19 피해 지원을 위한 2차 비상경제회의가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24일 청와대에서 열렸다. 정부는 소상공인과 기업 지원 등을 위해 100조원 규모의 자금을 공급하기로 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이날 청와대 회의 후 정부서울청사에서 관련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김영우 기자 youngwoo@hankyung.com

“단기적으로 감내 가능한 최대 수준으로 자금을 공급하겠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2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금융시장 안정대책을 발표하며 이같이 말했다. 기업의 유동성 부족 문제가 예상보다 심각하다는 판단에서다. 일시적인 자금난으로 기업들이 줄도산하면 고용을 포함한 국내 경제 전반에 치명타를 입히게 된다. 정부가 채권시장안정펀드 등 ‘자금 보따리’를 키우고, 대기업 등으로 지원 대상을 확대한 이유다.

채안펀드, 10조원 늘어난 20조원

청와대는 이날 열린 2차 비상경제회의에서 총 100조원 규모의 자금지원 대책을 논의했다. 1차 회의에서 나온 53조원 규모의 지원안에서 50조원가량 늘어난 것이다. 지원의 초점은 채권시장에 맞춰졌다. 공포에 질린 글로벌 기관투자가들이 회사채를 투매하면서 기업의 자금줄이 마르고 있기 때문이다.

3월 중 회사채 순발행액은 20일 기준 1조73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조162억원)에 비해 절반 이하로 쪼그라들었다. 회사채 시장에 찬바람이 불면서 차환 여건도 나빠지고 있다.

기업 유동성 지원을 위한 핵심 대책은 채권시장안정펀드와 회사채 신속인수제도 두 가지다. 채안펀드는 우선 10조원을 즉시 가동하고 10조원을 추가 조성하기로 했다. 은행, 생명보험, 손해보험 등 금융회사들과 산업은행 등 84개사가 출자한다.

이날 오후 출자 금융회사로 구성된 리스크관리위원회가 1차 ‘캐피털 콜’을 바로 진행했다. 캐피털 콜이란 투자 대상 확정 후 실제 투자 집행 시 자금을 납입하는 것을 뜻한다. 채권 매입은 다음달부터 본격 이뤄진다.

이번 채안펀드 투자 대상은 회사채, 우량기업 단기어음(CP), 금융채 등이다. 시장에선 이번에 조성된 채안펀드의 투자 대상을 더 넓혀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조성된 채안펀드는 우량한 회사채 위주로 투자해 정작 자금이 필요한 저신용등급 채권 매입에 소홀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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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여행업 등 지원책도

회사채 신속인수제도는 정부 자금으로 운용된다. 이번에 2조2000억원 규모로 조성됐다. 만기가 도래한 회사채를 상환하기 위해 기업들이 사모 방식으로 회사채를 발행하면 산업은행이 80%를 인수해 기업의 상환 리스크를 줄여주는 제도다. 산은이 80%만 인수하는 것은 정부 자금이 투입되는 만큼 해당 기업의 자구안도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나머지 20%는 지원받는 기업이 자체 상환한다. 산은은 인수한 회사채를 담보로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P-CBO)을 발행해 기관투자가에 판다. P-CBO는 신용보증기금의 신용 보강을 받는다.

회사채 신속인수제는 기존에 중견기업 지원책으로 거론됐지만 이날 발표에선 대기업도 지원 대상에 포함됐다. 시장에선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항공사와 여행사 등이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자금난을 겪는 두산중공업이 포함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산은은 이와 별개로 1조9000억원을 들여 회사채도 직접 매입하기로 했다. 이 밖에 신용보증기금은 산은과 별도로 P-CBO 6조7000억원어치를 발행해 저신용 기업을 지원할 계획이다.

시장에선 예상을 웃도는 지원 규모를 환영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필요할 경우 신속하게 추가 자금을 투입할 수 있어야 한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한 증권사 임원은 “4월에 돌아오는 회사채만 6조5000억원 규모”라며 “지원 자금이 신속하고 과감하게 시장에 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기업 대출·보증에 29조원 신규 투입

중소·중견기업에 대한 대출과 보증도 확대됐다. 필요할 경우 대기업도 지원 대상에 포함시킨다는 방침이다. 긴급 경영안정자금, 운전자금 등에 21조2000억원을 투입한다. 기존 대출한도에 더해 특별한도를 부여할 계획이다. 기업은행이 10조원을 담당하고 산은과 수출입은행이 각각 5조원과 6조2000억원을 준비한다. 신용보증기금과 수은은 중소·중견기업이 시중은행에서 대출을 원활하게 받을 수 있도록 7조9000억원 규모의 보증을 새로 내준다. 신보가 5조4000억원, 수은이 나머지 2조5000억원을 공급한다.

박신영/김진성 기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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