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7일 한진칼 주주총회 개최
▽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사내이사 재선임 등 안건 놓고 표 대결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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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27일 열리는 한진(29,950 -0.50%)그룹의 지주사 한진칼(59,500 +2.06%) 주주총회가 경영권 분쟁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지난해 12월 조원태 회장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29,150 +2.28%) 부사장 간 '남매의 난'으로 재점화된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은 조 회장과 ‘반(反) 조원태 3자 주주연합’(조 전 부사장·KCGI·반도건설) 간 분쟁으로 확전된 후 한층 격화됐다. 이번주 주총에서는 조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을 비롯해 양측이 각자 추천한 이사 선임 안건 등을 놓고 치열한 표 대결이 벌어질 전망이다.

23일 재계에 따르면 한진칼은 오는 27일 서울 남대문로 한진빌딩 본관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주총에서는 감사 및 영업보고, 최대주주 등과의 거래내역 보고 등에 이어 재무제표 승인, 사외 및 사내 이사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정관 일부 변경 등의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차기 이사회 후보군으로 한진칼은 조 회장 외에 신규로 6명의 이사 후보를 제안했다. 3자 주주연합은 김신배 포스코 이사회 의장 등 7명의 이사 후보군을 추천했다.

가장 첨예한 표 대결은 안건은 조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을 놓고 진행될 전망이다.

한진그룹은 지난해 대한항공 주총에서 고(故) 조양호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안이 부결된 전례가 있는 만큼 노조 등이 나서 조 회장의 재선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반면 3자 주주연합은 조 회장을 비롯한 현재 경영진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재계 등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조 회장 측은 약 33.7%의 우호지분(의결권 기준)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조 회장(6.52%)과 모친인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5.31%), 동생 조현민 한진칼 전무(6.47%) 등 조 전 사장을 제외한 일가 지분과 특수관계인(4.15%) 지분에 사업상 협력관계를 맺은 미국 델타항공(10.00%), 카카오(1.00%), GS칼텍스(0.25%) 등을 더한 수치다. 여기에 대한항공 자가보험과 사우회 등의 보유 지분 3.80%를 더하면 총 37.5%를 확보한 셈이 된다.
왼쪽부터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권홍사 반도건설 회장,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 DB

왼쪽부터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권홍사 반도건설 회장,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 DB

3자 주주연합의 경우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강성부펀드·17.29%)와 반도건설(8.20%), 조현아 전 부사장(6.49%) 등이 보유한 31.98%로 추산된다.

양측의 지분율 격차가 크지 않은 만큼 2.9%의 지분을 보유한 국민연금과 소액주주의 표심에 관심이 쏠린다. 국민연금이 직접 의결권을 행사하겠다고 발표한 상황인 만큼 어느 편에 서느냐가 관심사다.

금융권에서는 국민연금의 의결권 자문사인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에 이어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도 조 회장의 한진칼 사내이사 연임에 찬성한 만큼 이번 주총에서는 조 회장이 다소 유리한 고지를 차지한 상황으로 보고 있다. 다만 서스틴베스트와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반대를 권고해 자문사별로 의견은 엇갈리는 상황이다.

양측은 주총을 앞두고 치열한 여론전을 벌이고 있다. 25%에 달하는 소액주주들의 표심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진그룹측은 최근 '팩트체크' 형식으로 총체적 반박에 나선 것을 비롯해 금융감독원에 반도건설 측이 보유한 3.28%의 지분에 대해 허위공시를 사유로 처분 명령을 내려달라고 요청했다.

3자 주주연합 측도 "호황기에도 적자를 낸 조 회장 등 현 경영진에게 최악의 위기상황을 맡기는 것은 마치 음주운전자에게 차량의 핸들을 건네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비판에 나섰다.

한편, 양측은 올 들어 한진칼 지분을 추가 매집하며 주총 이후 장기전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조 회장 측의 백기사인 델타항공은 기업결합신고 기준(15%) 직전인 14.9%까지 지분을 확보했다. 3자 연합은 KCGI와 반도건설이 지분을 꾸준히 매집해 지난 17일 기준 지분 40.12%를 확보한 상태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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