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외국인투자기업(외투기업) 10곳 중 4곳가량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 한국 내 사업 축소를 고려할 계획인 것으로 조사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시장 조사 업체인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근로자 100인 이상인 주한 외투기업 150곳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사태 영향 및 대응’을 설문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2일 발표했다. 설문에 따르면 외투기업의 48.0%는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 글로벌 생산·유통망 재편을 고려하겠다고 답했다. 이 가운데 86.1%가 한국 내 생산·유통망 축소를 검토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면 외투기업의 41.3%가 한국 내 사업을 축소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외투기업의 36.7%는 글로벌 차원에서 코로나19 사태가 올해 9월께 끝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상반기(35.3%)나 12월(19.3%)에 종료될 것으로 예상하는 기업이 뒤를 이었다. 내년 3월(0.7%)이나 내년 3월 이후(8.0%) 등 올해를 넘길 것으로 보는 기업도 있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영향에 대해서는 ‘다소 부정적’(61.3%), ‘매우 부정적’(28.0%)을 합해 부정적으로 보는 답변이 89.3%를 차지했다. 구체적인 영향으로는 원·부자재 조달 차질(35.1%)을 꼽는 기업이 가장 많았다. 판매 애로(28.4%), 생산 차질(23.9%), 자금난 가중(6.7%), 인사·노무관리 애로(6.0%) 등이 뒤를 이었다.

응답 기업의 74.0%는 코로나19 사태로 매출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매출 감소 규모는 평균 12.4%로 예상했다. 업종별로는 도소매 및 유통업이 매출에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외투기업들은 ‘사태 진정을 위한 방역체계 강화’(44.0%)를 한국 정부에 바라는 최우선 사항으로 꼽았다. 신속한 정보 공유(33.3%), 통관 절차 간소화(10.0%), 외투기업 지원을 위한 소속국 정부와의 협력 강화(4.7%) 등을 원하는 곳도 많았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