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그룹의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업체인 DB하이텍은 이달 경기 부천과 충북 음성 공장의 모든 생산라인을 풀가동 중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정보기술(IT) 업체들의 반도체 주문이 밀려들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 불황 몰라요"…DB하이텍, 이미지센서 공장 풀가동
20일 업계에 따르면 DB하이텍은 올 들어 100% 공장 가동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미지센서(CIS)와 전력반도체(PMIC), 디스플레이구동칩(DDI) 등 아날로그 반도체 수요 호조 덕분이다. 아날로그 반도체는 빛과 소리, 이미지 등 아날로그 신호를 디지털 신호로 전환하는 반도체다. 사물인터넷(IoT)과 가상현실(VR)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이 회사는 또 전력을 공급해 동작을 제어하는 전력반도체 분야에서도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전력반도체는 자동차와 데이터 서버, 드론을 중심으로 판매가 증가하는 추세다.

DB하이텍이 공장을 100% 가동한 기간은 2018년 5개월에서 작년엔 7개월로 늘었다. 올해는 이미 상반기(1~6월) 주문이 꽉 찼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 8074억원, 영업이익 181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보다 21%, 영업이익은 60% 증가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창사 이후 최대치였다. 작년 영업이익률(매출 대비 영업이익)은 22.4%에 달했다.

DB하이텍은 생산시설을 줄이는 ‘팹라이트’를 추진 중인 일본 업체들과 급성장하고 있는 중국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업체) 업체들을 대상으로 수주를 확대하고 있다. 아날로그 반도체 수요가 늘고 있는 데 따른 생산라인 장비 개조와 전환 투자를 통해 생산능력도 키웠다. 2015년 월 9만6000장 수준이었던 DB하이텍의 8인치 파운드리 생산능력은 작년 3분기엔 월 12만2000장으로 20% 넘게 증가했다.

올해 전망도 밝은 편이다. 코로나19 여파로 중국의 8인치 파운드리 공급이 차질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8인치 파운드리 시장에서의 중국 업체 생산 비중은 30%를 웃돈다. 중국 IT업체들도 최근 DB하이텍에 이미지센서를 추가 발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업계에서는 올해 DB하이텍의 영업이익이 사상 처음으로 2000억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