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영업·환경 규제완화 호소
경남 창원의 한 기계업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중국산 원자재 공급 차질로 이달 초 공장 가동을 1주일 멈췄다. 생산량을 만회하려면 연장 근로가 필수적이지만, 주 52시간 근로제에 막혀 좀처럼 가동률을 높이지 못하고 있다. 이 업체 김모 대표는 “매출이 급감하는 상황에서 이자 유예나 세금 감면 등은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지금은 주 52시간 근로제 예외 확대가 가장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19일 산업계에 따르면 기업들은 코로나19로 인한 피해를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탄력적 근로제(일이 몰릴 때 최장 주 64시간까지 일하는 제도) 단위 기간과 선택적 근로제(월 단위로 주 52시간을 맞추는 제도) 정산 기간 연장 등 노동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대형마트는 의무휴업일(월 2회)에 금지된 온라인 영업 규제를 허용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코로나19 우려로 직접 장보기를 꺼리는 사람들의 온라인 주문이 급증하고 있는데, 대형마트는 의무휴업일에도 온라인 영업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서라도 한시적으로 대형마트의 온라인 주문, 배송을 허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 조사를 최소화하고, 기업들이 환경부에 하는 탄소배출권 거래 보고 일정을 연기해달라는 의견도 나온다. 대한상공회의소와 전국경제인연합회 등 경제단체는 기업들의 투자 의욕을 높이기 위해 설비투자에 10% 세액공제율을 적용하는 임시투자 세액공제(임투세) 제도 부활 등을 정부에 건의했다.

올해부터 전면 시행된 화학물질관리법(화관법)도 기업들을 옭아매는 규제로 꼽힌다. 유해 화학물질 취급 공장이 지켜야 할 안전기준이 기존 79개에서 최대 336개로 네 배가량 늘었다. 규정을 지키지 않은 공장에서 화학 사고가 나면 매출의 최대 5%를 과징금으로 물어야 한다. 업체 대표는 형사처벌까지 받는다.

화학업계는 시설투자 비용과 인력 확충 등 현실적인 어려움을 이유로 1년 처벌 유예를 요청했다. 화학업계 관계자는 “8000여 개 사업장이 규제 대상인 만큼 단속 유예 등 숨통을 터줄 조치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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