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학 카페

업무에 대한 명확한 기준
직원이 자율적인 방식 안에서
신사업 아이디어 도출할 수 있게
관리자는 방향과 원칙 제시해야
코로나發 재택근무 확대…챙겨야 할 두 가지

어찌하다 보니 재택근무 3주차에 들어서고 있다. 강의 일정 연기, 환절기 면역력 저하, 그리고 초등학교 개학 연기 등의 이유 때문이다. 아이는 방학의 연장이라고 우기고 있지만, 지금의 상황은 휴가나 방학이 아니다. 재택근무이고 재택학습 상황이다.

최근 기업문화와 조직관리의 변화 지향점으로 자율성이 강조되고 있다. 디지털 기술 발달로 모든 것이 연결된 세상에서 굳이 시간과 비용을 들여 사무실로 출근하지 말고 원하는 장소와 시간에 자율적으로 일하는 대표적 모습이 재택근무다. 다들 좋다고는 하지만 감히(?) 시도하지 못했던 재택근무를 범국민적으로 강제 시행하는 흔치 않은 기회가 온 것이다. ‘조직이 원하는 방향과 원칙하에서 구성원이 자유롭게 자신의 일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는 조직 자율성의 정의를 염두에 두고 우리가 챙겨야 할 두 가지를 살펴보자.

우선 조직의 관리자들이 챙겨야 할 것은 구성원들의 ‘명확한 업무’다. 모 대기업의 사내벤처 운영 사례를 살펴보자. 신입사원 연수 동기들이 본인들의 아이디어를 사업화할 기회를 얻게 됐는데, 이들에게는 단 두 가지만 제외하고 일하는 방식에 관해서는 무한대의 자율이 주어졌다. 그 두 가지는 5개월간의 명확한 ‘기한’과 성공 실패에 상관없이 서비스를 출시해야 한다는 ‘결과물’이었다. 참가자들은 마감시간과 구체적인 결과물이라는 ‘방향과 원칙’ 안에서 ‘자율적인 방식’으로 신사업 아이디어를 실행하는 데 성공했다.

다음으로 개인이 생각해봐야 할 ‘상황과 습관의 힘’이다. 집은 일하고자 하는 우리의 의지를 약화시키는 충동을 일으키는 것으로 가득하다. 쉽게 누울 수 있는 소파, 눈에 보이는 살림살이, 유튜브에 정신을 팔아도 눈치 줄 사람이 없는 상황 등. 세계적 심리학자이자 습관 전문가인 웬디 우드 박사는 그의 최신 저작 《습관(HABIT)》에서 내 안의 충동을 이겨낼 방법으로 나의 의지력을 믿지 말고 상황과 습관의 힘을 활용해야 한다고 말한다. 1주일에 4회 이상 달리는 습관을 가진 사람 중 93%는 날마다 운동하는 장소와 시간, 즉 ‘상황’에만 집중했다는 연구 결과도 흥미롭다.

우리는 회사에서 별다른 고민 없이 열심히 일하는데, 이는 일에 최적화한 상황이 만들어져 있고 그 안에서 여러 습관이 자동적으로 발휘되기 때문인 것이다. 그렇다면 수십 년의 회사 생활을 통해 나에게 각인돼 있는 습관들을 발휘할 상황을 집에서도 만들어보자. 매일 아침 약간은 격식 있는 옷으로 갈아입고, 커피를 한 잔 만들어 적어도 8시50분까지는 지정된 장소에 자리를 잡고 컴퓨터를 켠다. 점심도 가능한 한 회사와 같은 시간에 준비해서 먹는다. 늦은 오후 잠시 간식을 먹거나 가벼운 집안일을 하지만 그 시간이 30분이 넘지 않도록, 그리고 거실 소파에는 앉지 않도록 주의한다. 6시 전후로 하루 업무를 마무리하며 컴퓨터를 끈다. 아이에게 적용해보자. 매일 해야 할 구체적인 숙제의 양을 정하고, 오전 9시가 되면 무조건 책상에 앉게 한다. 점심시간인 12시30분 정도까지는 가능한 한 자리를 지키며 숙제에 집중하도록 한다(물론 중간중간 딴짓을 한다). 중요한 것은 이 행동을 매일 반복하는 것이다. 그래야 자기주도적 학습능력이 아이의 습관으로 자리잡게 될 것이다. 정말 아이가 앉아서 스스로 숙제를 하느냐고? 궁금하시면 꼭 시도해 보시길 권한다.

코로나發 재택근무 확대…챙겨야 할 두 가지

모두가 당황스럽고 힘든 이 시기가 개인과 조직에 꼭 필요한 자율성이 실험되고 뿌리내리는 계기가 되길 진심으로 기대해본다.

임주영 IGM세계경영연구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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