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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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 노동조합이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을 향해 "은행을 카지노로 둔갑시켰다"고 비판하자 우리은행 노조가 "금감원이 노조를 사주해 도 넘은 책임회피성 획책을 벌이고 있다"고 반박하고 나섰다. 금감원 노동자의 권익증진에 집중해야 할 노조가 금감원의 입장을 대변하는 꼭두각시 언론 플레이를 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금감원 노조는 18일 오전 성명서를 통해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와 관련한 금감원의 중징계(문책 경고) 결정에 불복해 이달 초 서울행정법원에 행정소송과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낸 손 회장과 우리은행을 강하게 비판했다.

금감원 노조는 "손 회장은 DLF 사태에 따른 천문학적인 고객 피해에도 '자신의 책임은 없다'며 법원에 행정처분 집행정지 신청을 냈다"며 "다음 주 주총에서 셀프 연임을 강행할 모양새다. 이는 피해 고객을 무시하는 행태"라고 썼다.

이어 "손 회장이 실적주의를 강조하면서 은행 직원 승진과 성과급은 철저히 금융상품 판매와 연동했다"며 "이는 은행을 카지노로 둔갑시킨 꼴"이라 지적했다.

금감원 노조는 또 "손 회장은 DLF 손실을 후하게 보상할 예정이니 자신은 더 이상 책임질 게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마치 아베 총리가 위안부 합의금 10억 엔을 송금했으니 내 앞에서 더 이상 위안부 문제는 언급하지 말라는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고 했다.
우리銀 노조, 금감원 노조 비판에…"도 넘은 꼭두각시 언론플레이"

우리은행의 이사회 구성과 운영방식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금감원 노조는 "법원은 최근 삼성그룹에 준법 감시활동 강화를 요구했는데 이는 은행의 이사회 운영에도 똑같이 적용돼야 한다"며 "하지만 우리은행 이사회는 소비자 보다 손 회장을 돕는 방탄이사회를 자처했다"고 꼬집었다.

이 같은 비판에 우리은행 노조는 "금감원이 노조를 앞세워 언론 플레이를 하고 있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금감원이 노조의 입을 빌려 우리은행을 비판하고, 나아가 노노(勞勞)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은행 노조는 성명서를 통해 "DLF 사태의 1차적 책임은 성과주의 기조 아래 금융산업 규제를 지속적으로 완화한 금융당국에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며 "금감원은 자신들의 관리·감독 책임을 회피한 채 피감 기관과 그 직원들을 파렴치한으로 몰아세우고 있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금융발전을 위해 금감원이 책임을 다하고 있는지 감시·감독해야 할 노조가 금감원 입장을 꼭두각시처럼 대변하고 있다"며 "이런 행위는 금감원과 금감원 노조의 권위를 실추시키는 행태"라고 주장했다.

우리은행 노조는 "금감원 노조는 노동자들의 권익과 직원들을 지키기 위해 힘써야 한다"면서 "제 식구 감싸기식 성명서는 더 이상 용납하지 않겠다"고 했다.

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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