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전크기 패치만 붙이면…마스크에 묻은 오염물질이 싹~
손쉽게 구매하던 마스크가 ‘금(金)스크’로 불리며 귀한 대접을 받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가 세계적 유행(팬데믹) 수준으로 번지면서 세계 도처에서 마스크 수요가 폭증했기 때문이다. 수요 대비 공급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에서 마스크 성능을 강화하거나 기능을 대체하는 아이디어 상품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부산의 생활용품 제조업체 골든쉐프가 지난해 11월 출시한 ‘N항균칩패치’는 마스크 내부에 부착해 마스크를 청결하게 유지해주는 제품이다. 패키지는 센서칩 1개와 패치 50개로 구성됐다. 항균 기능을 보유한 센서칩은 순은·구리·주석 합금 재질이다. 세척을 통해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패치는 센서칩을 마스크 내부에 고정하는 기능을 한다. 마스크를 교체할 때 깨끗이 씻은 센서칩을 새로운 패치와 함께 부착하면 된다.

이 제품은 지난해 6월 조달청의 벤처창업혁신조달제품으로 선정돼 실용성을 인정받았다. 한국분석시험연구원에서 수행한 시험에선 탁월한 살균 효과를 입증했다. 마스크에 센서칩을 부착하고 3시간 만에 황색포도상구균과 대장균을 99%가량 살균했다. 김영현 골든쉐프 대표는 “마스크 착용 후 5분만 지나도 유해 병균이 빠르게 증식해 면역력이 약한 어린이나 노인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다”며 “N항균칩패치는 암모니아와 미생물에 반응해 각종 세균과 냄새를 효과적으로 제거한다”고 설명했다.

골든쉐프는 중국, 홍콩, 대만 등 코로나19가 유행하는 지역에 이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N항균칩패치의 실용성과 보건 효과가 입증되면서 지난 한 해 동안 2억원에 그쳤던 이 업체의 매출은 지난 1~2월에만 15억원을 넘어섰다.

신소재를 활용한 마스크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충남 아산시의 공장자동화 및 태양광모듈 업체 톱텍은 최근 나노 마스크 시범생산을 시작했다. 기존 마스크의 멜트블론(MB) 부직포 대신 나노 섬유를 적용한 제품이다. 기존 부직포 마스크는 마찰·습기에 의해 쉽게 필터 효과가 감소했다. 나노 마스크는 나노섬유를 촘촘하게 배열해 오염물질을 거르기 때문에 내구성이 더 강하다는 게 톱텍의 설명이다.

인터넷 포털, 유튜브 등에선 소비자가 직접 제작한 ‘대안마스크’가 주목받고 있다. 배우 김가연 씨는 최근 SNS를 통해 머리카락 염색 과정에서 신체 보호를 위해 사용하는 페이스실드 필름을 활용한 마스크를 소개했다. 일회용 마스크에 페이스실드 필름을 부착해 KF94나 KF80 등 고기능 마스크를 구하지 못한 소비자가 사용하도록 아이디어를 냈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