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현대백화점 서울 압구정점. 전체적으로 한산한 일반 매장과 달리 네스프레소 매장은 사람들로 붐볐다. 커피 캡슐과 머신(기계)을 고르는 소비자들이다.

홈카페족이 늘고 있다. 캡슐 커피 머신이 대중화되자 ‘제2의 에어프라이어’라는 별칭도 붙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며 관심은 더 높아지고 있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14년 22만5400대였던 국내 캡슐 커피 머신 공급 대수는 지난해 48만1700대로 증가했다. 시장 규모도 매년 20% 이상 성장하며 1434억원까지 늘었다.
'제2 에어프라이어' 된 네스프레소 캡슐머신
이렇게 캡슐 커피 시장이 성장하는 데는 시간이 걸렸다. 알루미늄 재질의 네스프레소 캡슐 커피는 네슬레의 특허 상품이었다. 2012년 5월 특허가 소멸됐지만 폭발적으로 성장하지 못했다. 가정에 머신이 충분히 깔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허 만료 후 다양한 머신이 쏟아져 나오고 한국에 들어왔다. 미국 캡슐 커피 1위 브랜드 ‘큐리그 그린마운틴’ ‘일리 프란시스’ 등이다. 현대그린푸드는 독일 캡슐 커피 브랜드 ‘달마이어’를 들여왔고, 전용 머신 ‘에이치카페’를 판매했다. 중국 가전 브랜드 샤오미도 경쟁에 뛰어들었다. 그래도 강자는 네슬레다. 국내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78.1%였다.

네슬레는 주도권을 강화하기 위해 스타벅스와 손잡았다. 네슬레코리아는 작년 스타벅스와 함께 캡슐 브랜드 ‘스타벅스 앳홈’을 출시했다. 다른 브랜드들도 머신에 맞는 캡슐을 내놓으며 대응하고 있다. 할리스와 투썸플레이스 등은 큐리그에 맞는 캡슐을, 폴바셋은 네스프레소 호환 캡슐을, 커피빈과 라바짜는 큐리그와 네스프레소 라인 캡슐을 모두 출시했다.

유통회사들도 대응에 나섰다. 세븐일레븐은 2018년 편의점업계 최초로 큐리그 스타벅스 캡슐 판매를 시작했다. 현재 전국 500곳에서 캡슐을 판다. 큐리그 머신도 함께 점포에 들여놨다는 것이 특징이다. 캡슐로 내린 커피 한 잔의 가격은 1500~2500원 선이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지난해 캡슐 커피의 점포 매출이 2018년 대비 142% 증가했다”고 말했다.

GS25는 지난 3일부터 네스프레소형 스타벅스 캡슐을 단독 판매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올 1월부터 폴바셋과 협업해 스페셜티 캡슐 커피 3종을 단독 판매하고 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