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여·수신 금리조정 검토

'고정형 주담대' 이번주부터 인하
변동금리는 내달 중순 큰폭 하락
이르면 상반기 ‘연 0%대 정기예금’ 시대가 열릴 전망이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전격 인하하면서 은행들도 여·수신 금리를 잇달아 내릴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예·적금 이자가 줄고 대출로 인한 이자 부담도 감소할 전망이다.
뚝 떨어진 기준금리…'0%대 정기예금' 나온다

“수신 금리 인하 불가피”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은행은 기준금리 인하 결정에 따라 여·수신 금리 조정 검토에 들어갔다. 이날 한은은 기준금리를 1.25%에서 0.75%로 0.5%포인트 낮췄다. 은행은 기준금리를 토대로 대출 및 수신 금리를 정한다.

주요 정기예금 금리는 연 0%대에 들어설 가능성이 높다. 1억원을 맡겨도 월 10만원의 이자조차 받기 어려워지는 셈이다. 주요 은행의 만기 1년짜리 정기예금 상품 금리는 지난해 연 1% 초·중반대로 낮아졌다. 은행별로 국민은행의 ‘국민수퍼정기예금’(연 1.05%), 신한은행의 ‘신한S드림정기예금’(1.10%), 우리은행의 ‘우리슈퍼주거래정기예금’(1.15%), 하나은행의 ‘하나원큐 정기예금’(1.10%) 등이 대표적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수신 금리는 대출 금리보다 은행의 정책이 많이 반영되지만 기준금리가 워낙 큰 폭으로 내려가 인하가 불가피할 것”이라며 “상반기에 떨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만 은행들이 금리 조정 시기를 늦출 수는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저금리 기조가 계속되면서 예·적금 가입자가 계속 이탈하고 있다”며 “먼저 금리를 내렸다가는 다른 은행에 고객을 빼앗길 수 있다는 위기감이 크다”고 전했다. 지난해 10월 한은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낮췄을 때도 은행권은 ‘눈치 보기’를 이어갔다. 농협은행을 제외한 대부분 은행은 금리 하락 4개월 만인 지난달에야 수신 금리를 낮췄다.

“부동산 시장 영향은 제한적”

대출 금리 인하는 이달부터 가시화될 전망이다. 시장 금리에 자동 연동되기 때문이다.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는 정기 예·적금 등 국내 은행의 전월 자금 조달 금리를 가중 평균해 매달 중순 산정한다. 이달 기준금리 인하는 다음달 중순 코픽스에 반영된다. 코픽스 금리를 기준으로 하는 변동금리는 다음달부터 더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코픽스 금리는 기준금리 인하가 반영된 지난해 말부터 올해 2월까지 석 달 연속 내렸다.

고정금리는 이번주부터 인하될 가능성이 높다. 고정금리는 금융채 5년물(AAA등급) 단기 금리(통상 직전 영업일 3일)를 기준으로 정한다. 이번주 대출을 받는 사람부터 곧바로 인하된 금리를 적용받을 수도 있다. 다만 기존에 이미 고정금리로 대출을 받았다면 변화가 없다. 신용대출도 신규일 경우엔 기준금리 인하 폭을 반영해 금리가 떨어질 전망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전반적으로 하락하겠지만 부동산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고강도 규제에 코로나19 사태가 겹치면서 거래가 거의 없는 상황이어서 관망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리 변동으로 환율 상승 가능성이 높아져 수출입 기업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월 이자 지급식으로 노후연금을 받아 생활하는 경우 매달 수령액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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