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결의안 원안대로 의결…22년 역사 막 내려
노조 "사측, 정리해고 통보…폐업 받아들일 수 없어"

경기지역 종합편성 라디오 사업자인 경기방송이 22년 역사의 막을 내리고 16일 폐업을 결정했다.

경기방송은 이날 오전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지난달 24일 이사회가 결의한 방송사업 폐업 안건을 원안대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경기방송 주총 99.9% 찬성으로 폐업 결정…노조 반발(종합)

이번 주총에는 경기방송 총주식 수 51만9천900주 가운데 43만2천150주(83.12%)가 참석해 성원이 이뤄졌으며, 이 중 43만2천50주(99.97%)가 폐업에 찬성했다.

경기방송은 입장문을 통해 "지난해부터 지방의회와 지방정부가 주축이 된 사상 초유의 언론탄압이 이어져 기존 예산이 줄줄이 중단·삭감돼 매출 급감이 뒤따랐다"며 "곧이어 내외부 세력의 경영간섭으로 경기방송은 주인 없는 회사로 변해버렸다"고 주장했다.

이어 "더구나 직원 40명 내외의 작은 회사인 경기방송은 십수년간 내분을 겪으면서 정상적 방송언론으로서 기능을 완전히 상실했고, 타 언론사와 지역사회에 폐만 끼치는 사례로 전락하고 말았다"고 덧붙였다.

향후 계획에 대해 경기방송은 방송사업을 반납하고, 폐업신고서를 제출하더라도 방송 중단 시점에 대해서는 방송통신위원회와의 협의를 통해 조정을 거치겠다고 설명했다.

보유하고 있는 방송 장비는 당장 매각하지 않고, 새로운 사업자가 방송을 재개할 수 있도록 최대한 협조하겠다고 부연했다.

경기방송은 끝으로 "새 사업자가 이번 폐업에 따라 부득이하게 회사를 떠날 수밖에 없는 인력을 고용 승계하도록 가능한 범위에서 협의하겠다"며 "(새 사업자가) 하루빨리 경기지역 전파 방송을 이어나가고, 훌륭한 방송을 탄생시키길 기원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경기방송 노조는 "사측이 주총을 통해 방송권을 모두 반납하고 임대업만 하기로 의결, 방송사가 하루아침에 부동산 임대사업자가 된 것"이라며 "경기방송 종사자들은 방송을 계속 이어갈 것이고, 국민이 넘겨준 공중파 FM 99.9는 계속돼야 한다"고 맞섰다.

전국언론노조와 경기민주언론시민연합 등도 일제히 성명을 내 폐업 결정을 비판했다.

경기방송은 주총이 끝난 뒤 전 직원을 대상으로 정리해고 통보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부당한 폐업 결정으로 인해 내려진 해고 통보는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향후 법적 대응 등 가능한 모든 조처를 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편 경기방송은 허가 유효기간 만료를 앞둔 지난해 말 재허가 기준 점수인 650점을 받지 못했지만, 방통위는 지역 청취자의 청취권 보호가 필요하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유효기간 4년의 조건부 재허가를 승인했다.

당시 방통위는 경영의 투명성을 높이라는 조건을 부과했다.

그러나 경기방송 이사회는 이로부터 두 달이 채 지나지 않은 지난달 24일 폐업을 결정했다는 뜻을 노조에 전달했고, 주주들은 이사회의 결의를 그대로 받아들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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