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금융시장의 동요를 진정시키기 위 해 유럽중앙은행(ECB)과 일본은행 등 각국 중앙은행이 서둘러 금융 완화 조치에 나섰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하 및 양적완화에 보조를 맞추고 있다.

일본은행은 당초 18~19일로 예정돼 있던 금융정책결정회의를 16일로 앞당겨 개최했다. 회의 기간도 이틀에서 하루로 단축했다. 일본은행이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앞당겨 연 것은 동일본대지진이 발생한 2011년 3월 이후 9년 만이다.

일본은행은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현재 연 6조엔(약 68조8000억원) 규모인 상장지수펀드(EFT) 구매 목표액을 12조엔(약 137조6000억원)으로 두 배로 늘리기로 했다. 올해 900억엔(약 1조340억원) 규모 매입을 계획했던 부동산 투자신탁(REIT) 매입목표도 1800억엔으로 키우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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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이 발행하는 기업어음(CP)과 회사채의 매입 규모도 늘리기로 했다. CP 및 회사채와 관련, 새로 2조엔가량 매입 여력을 키워 현재 2조2000억엔(약 25조3000억원) 규모인 CP와 3조2000억엔(약 36조7000억원) 규모인 회사채 잔액을 유지하면서 매입 목표를 1조엔씩 확충하기로 한 것이다. 중소기업의 자금조달 지원을 위한 금융회사의 자금 공급도 보강하기로 했다.

ECB도 이날 추가 양적완화에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지난 12일 1200억유로(약 163조원) 규모의 국채 매입 등을 발표했지만 규모를 더 늘리겠다는 것이 ECB의 방침이다. 뉴질랜드 중앙은행도 이날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하해 제로에 가까운 연 0.25%로 낮췄다. 홍콩의 중앙은행 역할을 하는 홍콩금융관리국도 이날 기준금리를 연 1.50%에서 연 0.86%로 하향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선별적 지급준비율 인하를 단행해 5500억위안(약 95조9900억원) 규모의 유동성을 추가로 공급하기로 했다. 심사 기준에 부합한 은행들의 지준율을 16일부터 0.5~1.0%포인트씩 내리고 일부 은행은 지준율을 1.0%포인트 더 낮추기로 했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