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노조의 대명사’였던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이 과거와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합리적인 성향의 노조 집행부가 들어서고 난 이후 분위기가 바뀌었다는 얘기가 회사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현대차 노조는 16일 공개한 소식지를 통해 “현대차 노조원들은 ‘배부른 귀족 노동자’로 낙인찍히는 불명예를 안고 살아가고 있다”며 “투쟁 일변도 이미지에서 벗어나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노동운동을 실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사가 힘을 합쳐 생산성을 높이자는 제안도 했다. 노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생산 손실이 10만 대에 육박한 상황”이라며 “생산량 만회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고 강조했다.

투쟁 수위를 높여야 한다는 일부 현장조직의 주장에 대해서는 “활동에도 상도덕이 있다”고 정면 비판했다. 노조는 “아직도 이념 논리에만 집착해 민심을 조성하려 하느냐”며 “팰리세이드 GV80 그랜저 등의 생산이 밀려 있고, 소비자들은 차량 출고 지연에 애를 태우고 있다”고 했다. 현대차 노조는 코로나19가 확산되자 비상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특별합의를 사측과 체결하기도 했다. 현대차 노조의 분위기는 지난해부터 바뀌기 시작했다. 지난해 파업을 한 번도 하지 않고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을 끝냈다. 2011년 이후 8년 만이다. 지난 1월 이상수 노조위원장이 취임한 이후에는 변화 속도가 더 빨라졌다.

한 관계자는 “임단협 협상 때가 되면 파업할 가능성이 크다”며 “노조 내 강경세력들이 끊임없이 집행부를 흔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