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밀접 접촉 피해야 하지만…가벼운 야외 활동은 정신건강에도 긍정적"
"그래도 봄" 봄꽃으로 마음 달래는 남도의 상춘객
"마스크를 쓰고 다니려니 조금 답답하긴 하지만 꽃을 보며 걷다 보면 기분이 한결 나아져요"
광주에 사는 김서영(41) 씨는 주말인 14일 가족과 함께 산수유꽃이 활짝 핀 전남 구례군 산동면 반곡마을을 찾았다.

김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두 달 가까이 외출을 자제했지만, 유치원과 초등학교에 다니는 자녀들을 마냥 집에만 있게 할 수도 없어 마스크를 쓴 채 봄꽃 구경을 하기로 했다.

마을 입구부터 관광버스와 승용차 행렬이 늘어섰던 예년과 달리 올해는 주차장에서도 관광버스를 찾아볼 수 없었다.

"그래도 봄" 봄꽃으로 마음 달래는 남도의 상춘객
김씨 가족은 주차장 한쪽에서 체온을 측정하고 손 소독제로 손을 꼼꼼히 소독한 뒤 산책에 나섰다.

김씨는 "재작년에 와봤는데 길이 험하지 않고 축제장 무대를 제외하고는 사람들이 흩어져서 다닐 수 있어 다시 찾게 됐다"며 "마을에 들어가기 전 발열 검사 등을 하니 한결 안심"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이들에게 집에만 있자고 해야 하는 상황도 미안하고 아파트 안에서 뛸까 봐 조마조마했는데 숨통이 트인 느낌"이라고 안도했다.

"그래도 봄" 봄꽃으로 마음 달래는 남도의 상춘객
봄을 맞아 매화가 흐드러진 광양시 다압면 매화마을에도 포근한 날씨 속에 상춘객들의 발걸음이 잇따랐다.

주민들에 따르면 2주 전만 해도 둔치 주차장이 휑하니 비어 있었는데 이날은 3분의 2 넘게 찼다.

마스크를 쓴 관광객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섞여 있었지만 대부분 자신의 일행이 아닌 사람들과는 거리를 두고 산책하는 모습이었다.

"그래도 봄" 봄꽃으로 마음 달래는 남도의 상춘객
인근 식당과 상점들도 예년 봄에 비해 손님이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다면서도 관광객들의 승용차가 조금씩 늘어나는 것을 보며 조금은 희망이 보인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밀접 접촉이 우려되지 않는다면 너무 큰 공포감은 오히려 정신건강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며 산책이나 기분전환을 할 수 있는 활동을 추천했다.

조선대병원 김승곤 정신건강의학과장은 "확진자가 늘면 타인에 대한 의심과 경계심이 커진다"며 "대면 접촉과 외출을 자제하다 보니 답답함과 스트레스 지수가 올라가고 더 지친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이럴 때일수록 이 상황에서 내가 뭘 할 수 있을지 구체적으로 계획하고 산책 등 야외에서 가벼운 신체 활동을 통해 긍정적인 의식을 키우도록 노력하는 편이 좋다"고 권장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