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와 관련, 한국발 여객기 착륙을 임시 불허한 베트남 하노이 국제공항 입국장이 텅 비어 있다/사진=연합뉴스
지난 5일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와 관련, 한국발 여객기 착륙을 임시 불허한 베트남 하노이 국제공항 입국장이 텅 비어 있다/사진=연합뉴스
베트남 정부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대한 우려로 한국발 입국자를 14일간 시설 격리한다는 원칙을 깨고 삼성디스플레이 일부 설비엔지니어들에 대해 입국을 전격 허용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인천공항에서 전세기를 타고 출국한 삼성디스플레이 엔지니어 186명은 오후 1시(현지시간) 베트남 번돈공항에 도착한다.

이들은 베트남 북부 박닌성 삼성디스플레이 공장에서 다른 직원들과 분리돼 삼성 차세대 스마트폰, 중국 스마트폰 등에 탑재되는 플렉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모듈 생산라인 개조작업 등에 나설 예정. 별도 숙소에 머물며 외부인과의 접촉을 차단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천안과 중국 톈진·둥관, 베트남 박닌성에서 OLED 모듈을 제조하는 삼성디스플레이는 앞서 이달 초 박닌성 공장에 플렉서블 OLED 라인 점검을 위해 국내 엔지니어 및 전문가 700여명을 3개월가량 베트남에 파견하려 했다.

그러나 삼성디스플레이의 이같은 계획은 코로나19가 국내에서 급격히 확산되자 베트남 당국이 지난달 29일부터 한국인에 대한 무비자 입국 '임시 불허' 결정을 내리면서 차질을 빚었다.

때문에 삼성디스플레이 인력도 출국하더라도 격리 조치에서 예외를 인정받지 못하고 베트남서 14일간 발이 묶이게 될 상황에 처했다. 2주간 격리에 따라 발생할 생산 차질과 양국의 경제적 피해를 우려한 삼성디스플레이는 베트남 정부에 출장자에 대한 입국제한 조치 '예외'를 인정해달라고 요청했다.

박노완 주베트남 대사를 비롯한 정부도 삼성에 힘을 보탰다. 외교부에 따르면 최근 정부는 베트남을 포함해 한국발 입국을 제한한 20여개 국가에 출국 전 검역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국내 기업인 출장은 허용하는 방안 협의에 나섰다.

박 대사는 지난 9일(현지시간) 베트남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 등에서 "삼성 전문가·엔지니어들이 사전에 한국 의료기관에서 발급한 코로나19 음성 판정 의료 진단서를 갖고 가면 2주 격리조치에서 예외로 인정해달라"고 강조했다.

이에 베트남 당국은 삼성디스플레이의 엔지니어들이 자국의 코로나19 방역 요건을 충족했다고 보고 시설격리 예외를 일부 인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는 삼성디스플레이 전체 출장자에 대한 격리 예외 조치와 더불어 LG디스플레이 등 현지에 진출한 여타 한국 기업의 입국 문제도 해결되길 바라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이번 베트남 출장은 특정 제품과는 상관 없다. 생산라인 설비 관련 개조와 점검 등을 위해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