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항공업계의 어려움이 카드업계로 번지는 양상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카드사 관계자들이 최근 여신금융협회에 모여 항공사 가지급 미수금 현황을 공유하고 대책을 논의했다.

한국인의 입국 제한을 강화하는 나라가 늘어나고 해외여행을 꺼리는 분위기가 조성돼 항공권 취소가 많아지자 카드사가 항공사로부터 돌려받지 못한 가지급금이 불어나서다.

카드사는 항공권 결제 후 2영업일 내에 항공사에 항공권 대금을 미리 주고, 다음달 고객에게 카드 결제액을 청구한다.

이후 항공권 결제가 취소되면 원칙적으로 취소된 항공권 결제 금액을 항공사로부터 되돌려 받아 고객에게 준다.

하지만 통상 매일 항공권 결제가 일어나는 만큼 카드사가 항공사에 가지급하는 항공권 결제 금액에서 취소된 항공권 결제 금액을 빼고 그 차액만 지급하는 식으로 항공권 취소 대금을 처리한다.

항공업 타격에 카드사 '전전긍긍'…못받는 항공권 취소대금 ↑
최근 항공권 취소가 늘어난 데다가 항공권 매출 자체도 줄어 가지급금의 상계처리가 안 돼 미수금이 증가하고 있다.

현재 그 금액이 500억원대로 추정된다.

항공업계가 업황을 회복해 하루 매출이 늘어나면 자연스럽게 미수금이 해소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언제 끝날지 알 수가 없어 상황을 낙관할 수 없다.

특히 저비용항공사(LCC)는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큰 타격을 받아 카드업계로서는 미수금을 떼이는 것 아닌지 전전긍긍하고 있다.

또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거래 관계에서 '을'의 입장이라서 함부로 미수금 상환을 요구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대형 항공사와 하루 이틀 볼 사이가 아닌데 누가 돈 달라고 하겠냐"며 "현재로서는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