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3.4%·코스닥 7.0% 내리고 금값도 하락
안전자산도 떨어졌다…주식·원화·채권 '트리플 약세'(종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공포가 글로벌 금융시장을 강타한 13일 국내 금융시장에서는 주식, 채권, 원화 가치가 일제히 하락하는 '트리플 약세' 현상이 나타났다.

특히 그동안 시장이 불안할 때마다 매수가 늘어 가격이 올랐던 채권과 금 등 안전자산의 가격도 급락하는 등 금융시장의 '이상 징후'마저 나타났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62.89포인트(3.43%) 내린 1,771.44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2012년 7월 25일(1,769.31) 이후 7년 7개월여만에 최저다.

지수는 전장보다 111.65포인트(6.09%) 내린 1,722.68에서 출발해 장중 한때 8% 넘게 하락하며 1,684.56까지 떨어졌다가 오후 들어 낙폭을 일부 만회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유가증권 시장에서 1조2천394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이로써 외국인은 7거래일 연속 순매도 기조를 이어갔다.

코스닥지수는 39.49포인트(7.01%) 내린 524.00으로 종료했다.

지수는 전장보다 26.87포인트(4.77%) 내린 536.62에서 출발한 뒤 낙폭을 키워 장중 한때 13% 이상 폭락하며 487.07까지 하락했다가 다시 낙폭을 줄였다.

코스피와 코스닥지수가 개장 직후부터 동반 폭락하면서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거래를 일시 중단시키는 서킷브레이커와 사이드카 조치가 발동됐다.

원/달러 환율은 급등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2.8원 오른 달러당 1,219.3원에 거래를 마쳤다.

환율은 8.5원 오른 달러당 1,215.0원으로 출발해 장중 달러당 1,226.0원까지 상승했다.

장중 기록으로는 2016년 3월 3일(1,227.0원) 이후 4년 만에 최고치다.

안전자산도 떨어졌다…주식·원화·채권 '트리플 약세'(종합)
채권 금리도 일제히 큰 폭으로 상승(채권값 하락)했다.

이날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8.7bp(1bp=0.01%포인트) 오른 연 1.149%에 장을 마쳤다.

10년물 금리는 연 1.570%로 18.3bp 상승했다.

5년물과 1년물은 각각 12.7bp, 5.1bp 올라 연 1.314%, 연 1.073%에 마감했고 20년물은 연 1.576%로 13.8bp 올랐다.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채권은 일반적으로 주가지수가 하락할 때 가치가 오르지만, 금융시장 전체가 '패닉'에 빠지면 가치가 하락한다.

마찬가지로 안전자산인 금값도 내렸다.

이날 금 시장에서 1㎏짜리 금 현물의 1g당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1.85% 하락한 6만2천240원에 마감했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공포가 전 세계를 덮치면서 12일(현지시간) 미국과 유럽 증시는 10% 안팎으로 하락했다.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내놓은 코로나19 대응 조치는 오히려 시장의 불안을 키웠고 유럽중앙은행(ECB)이 발표한 시장 부양책에도 투자자들은 실망했다.

시장에서는 미국 뉴욕증시 120년 역사에서 가장 충격적인 사건인 1987년 '블랙 먼데이' 이후로 최악의 하루라는 평가가 나온다.

임동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세계보건기구(WHO)의 코로나19 팬데믹 선언과 함께 글로벌 금융시장이 패닉 상태로 돌입했다"며 "이번 주에는 달러, 엔 등 소수 안전자산을 제외한 모든 글로벌 자산군 가격이 하락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