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표구두약, 입술에 바른다?
말표 구두약. 1967년 나온 이 제품은 지금도 팔리고 있다. 연간 판매량은 여전히 1000만 개를 넘는다. 어릴적 말표 구두약을 묻혀 아버지의 구두를 닦고 용돈을 받은 기억을 갖고 있으면 ‘아재’라고 봐도 무방하다. 요즘 젊은 소비자들은 ‘군대에서 쓰는 구두약’으로 알고 있으니까. 실제 말표 구두약은 1974년 군납을 시작해 지금도 하고 있다.

53년 된 말표 구두약이 화장품으로 변신했다. 편의점 CU는 말표 구두약을 제조하는 말표산업과 손잡고 ‘말표 종합선물세트’(사진)를 내놨다. 핸드크림, 풋크림, 립밤 등이 한 개씩 들어간 세트다. 립밤 등 화장품을 말표 구두약 통에 담았다. 둥근 통에는 말표 로고가 그대로 새겨져 있다. 제품을 한 번에 담을 수 있는 검은색 파우치도 함께 증정한다. 종합선물세트는 화이트데이를 겨냥한 기획 상품이다. 가격은 1만9900원으로 7000개만 판다.

말표는 CU와의 협업을 통해 20대 소비자들에게 브랜드를 알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근 구두용품도 전문성을 갖춘 브랜드가 속속 들어왔다. 구두 전문 브랜드 ‘금강제화’도 구두약을 선보였다. 말표산업의 기존 이미지만으로는 젊은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CU는 이색제품을 계속 내놓고 있다. 20~30대 소비자에게 편의점을 ‘재미있는 곳’으로 인식시키려는 시도다. 말표 선물세트 이전에도 장수 브랜드를 활용한 제품을 출시했다. 지난해에는 대한제분의 곰표 밀가루 포대에 팝콘을 담거나, 탐앤탐스 커피컵에 떡볶이를 넣어 팔았다. 성과도 있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