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상황 우려 확대…현재로선 경제적 영향은 가늠 어려워" 신중론
한은 "금리결정때 주요국 통화정책대응 등 고려"…인하동참 시사
한국은행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경제에 미치는 충격 정도와 주요국의 통화정책 대응을 살피면서 기준금리를 결정하겠다고 12일 밝혔다.

한은은 이날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이런 내용을 담은 통화신용정책 보고서를 의결하고 국회에 제출했다.

한은은 보고서에서 "국내경제 성장세가 완만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수요 측면에서의 물가상승압력이 낮은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되므로 통화정책의 완화기조를 유지할 방침"이라고 기존에 밝힌 통화정책 방향을 재확인했다.

한은은 이어 "이 과정에서 코로나19의 확산 정도와 국내외 경제에 미치는 영향, 주요국의 통화정책 대응, 가계부채 증가세 등 금융안정 상황의 변화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완화 정도의 조정 여부를 판단해 나갈 것"이라고 언급했다.

기준금리를 연 1.25%로 동결했던 2월 금통위 의결문과 비교하면 '주요국의 통화정책 대응' 문구가 추가됐다.

앞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지난 3일(현지시간) 긴급회의를 열어 코로나19에 따른 경제충격 대응을 위해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전격 인하했고, 시장은 추가 인하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유럽연합(EU), 영국, 일본 등 주요국도 추가적인 통화완화정책을 예고한 상태다.

이런 배경에서 볼 때 한은의 문구 추가는 '비둘기파적'(통화완화 선호)으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한은은 4월 9일 기준금리 결정 금통위를 앞두고 있다.

한은 "금리결정때 주요국 통화정책대응 등 고려"…인하동참 시사
코로나19 사태에 대해 한은은 "최근 들어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글로벌 경제 상황에 대한 우려가 확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은은 ▲ 과거에 비해 중국의 경제 규모가 커진 점 ▲ 글로벌 분업구조를 통한 세계경제와의 연계성이 확대된 점 ▲ 코로나19의 세계 각국 확산 등을 고려할 때 감염병의 부정적 영향이 이전 사례보다 크게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경제적 파급 영향은 확산 정도 및 지속 기간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어 현재로선 그 영향을 정확히 가늠하기 어렵다"며 "코로나19가 향후 성장경로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점검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신중한 입장을 견지했다.

가계부채 문제에도 경계심을 유지했다.

한은은 "가계대출은 주택구입 및 전세자금 수요가 이어지면서 증가세가 확대했다"며 "가계부채 증가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주택가격은 정부의 부동산 대책에도 서울 이외 수도권을 중심으로 높은 오름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개인사업자대출도 작년 9월 이후 증가율이 다시 높아지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한은은 12·16 부동산 대책이 가계부채 둔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면서도 "최근 대출 증가세가 확대되고 부동산 안정대책에도 불구하고 주택가격 추가 상승 기대가 여전히 높게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부동산 시장으로의 자금이동 확대 가능성에 유의하면서 계속 금융안정 상황 변화를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은 "금리결정때 주요국 통화정책대응 등 고려"…인하동참 시사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