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사진=연합뉴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사진=연합뉴스
미국과 캐나다에 이어 영국이 긴급 금리인하에 나섰다. 증권가(街)에서는 주요국들의 금리 인하에 한국은행도 기준금리 인하 압력을 받을 것이라고 봤다. 다만 4월 이전 긴급 통화정책회의를 통한 금리 인하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다.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는 11일(현지시간) 영국의 기준금리를 연 0.25%로 50bp(1bp=0.01%) 인하했다. 오는 26일 예정된 정례 통화정책회의를 앞두고 '깜짝' 금리 인하에 나선 것이다.

영란은행은 "코로나19가 미칠 경제충격의 규모는 불확실하지만 향후 몇 개월간 영국의 경제활동은 약화될 것으로 판단했다"며 "코로나19로 인해 수요와 공급 모두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 된다”라며 기준금리를 내린 배경을 밝혔다.

영국에 앞서 미국, 캐나다 등 주요 7개국(G7)들도 금리를 내렸다.

미국 중앙은행(Fed)는 지난 3일 통화정책회의(FOMC)를 긴급 개최하고 기준금리를 연 1.00~1.25%로. 50bp 전격 인하했다. Fed가 정례회의를 거치지 않고 금리를 내린 것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1여년 만이다.

Fed가 금리를 내린 직후 캐나다도 화답했다. 캐나다 중앙은행(BOC)는 지난 4일 기준금리를 연 1.25%로 50bp 내렸다. 캐나다에서 기준금리가 인하된 것은 2015년 7월 이후 5년만이다. 금리를 한 번에 50bp 조정한 것도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주요국들의 금리를 내리면서 국내에서도 인하 압력이 높아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4월 전 긴급 회의를 통한 금리인하는 여전히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에서는 4월 열리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인하를 기정사실화 중이다.

윤여삼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영국 등 주요국들이 사상 최저 수준으로 금리를 낮추면서 한은도 금리인하 압력이 늘어난 것으로 판단한다"라며 "4월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전까지 글로벌 정책공조 차원에서 긴급회의 가능성 정도는 대두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한은이 미국과 같이 임시 금통위를 소집해 긴급 금리 인하를 단행할 여지는 제한적"이라며 "한은은 지난 달 기준금리 동결에도 금융중개 대출한도 확대 등을 대응책을 내놨고 대응 방안을 금리보다는 '금융안정'에 맞추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한은이 금리의 실효하한(통화정책이 효과를 내는 기준선)을 0%대로 추정하지 않고 있다는 점 등은 긴급 회의를 통한 기준금리 인하가 어렵다는 것을 방증하다는 설명이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