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이 좁은 공간에 붙어 앉아 오랜 시간 전화 응대를 해야 하는 콜센터가 직장 내 집단감염의 위험지역으로 떠올랐다. 콜센터 업체들은 추가 감염을 막기 위해 재택근무 인원과 방역 횟수를 늘리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콜센터는 열악한 근무환경으로 잠재적인 집단감염 지역으로 분류된다. 콜센터는 일반적으로 많은 직원이 칸막이를 친 책상에 앉아 헤드셋을 쓰고 모니터를 보면서 걸려오는 전화에 응답하는 장소다. 통상 책상이 1m 남짓 다닥다닥 붙어 배치돼 있고 근무시간 내내 말해야 한다. 감염 예방을 위해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 마스크 너머 말소리가 선명하지 않으면 고객의 불만이 쏟아지고, 마스크를 하루종일 쓰고 말하는 것 자체도 호흡에 어려움을 겪게 한다.

여러 인원이 돌아가면서 계속 근무해야 하는 콜센터 근무 방식도 감염 원인으로 지적된다. 한 콜센터 직원은 “내가 자리를 비우면 동료 직원이 그만큼 콜을 더 받아야 하기 때문에 충분히 휴식을 취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이 같은 콜센터 근무환경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주요 경로인 밀접 접촉과 비말 전파로 이어지게 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서울 신도림동 콜센터의 집단감염 발생 이후 주요 콜센터를 두고 있는 업체들은 서둘러 방지 대책을 내놓고 있다. 통신사들은 재택근무 확대를 추진 중이다. 재택근무자들에게는 업무에 필요한 장비를 집에 설치해준다. 출근자들은 하루 2~4회 체온을 측정해 이상이 있으면 귀가시키고, 하루 최대 4회 방역을 하는 등 적극적인 예방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서기열/심성미/최한종 기자 philos@hankyung.com